‘재외선거 1번지’를 만든 교민들께 박수를
지난 한 해는 해외 교민사회를 뜨겁게 달군 재외선거가 치뤄진 역사적인 해이다. 초기 우려와 달리 순조롭게 진행됐고 ‘민주주의 꽃’ 선거를 직접 경험하며 뿌듯함을 느꼈다. 상하이는 총선에서는 ‘재외선거 1번지’라는 타이틀을 얻었고, 대선에서는 선거인수 대비 최고 투표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상하이 화동지역 교민들의 높은 참여의식 덕이다. 또 각자 분야에서 맡은 역할을 잘 해냈기 때문이다.
혹자들은 상하이의 높은 참여율을 상하이총영사관 박경우 영사의 남다른 노력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총영사관에서도 주말을 반납하고 화동지역 각 지역을 직접 발로 뛰며 선거관리를 하는 박 영사를 격려하기도 했다. 또 최근에는 ‘공직자로서 사명감과 성실한 자세로 맡은 바 직무에 진력하여 외교부 업무수행에 기여’한 바가 큰 공로를 인정받아 외교부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는 "총영사님을 도와 제게 맡겨진 소임인 재외선거관리를 묵묵히 한 것 밖에는 없는데..."라고 말한다.
2년 동안 상하이 화동지역 재외선거관리를 맡아오다 오는 30일 귀임을 앞둔 박경우 영사를 만나 재외선거와 관련된 이야기를 들어본다.
이번 재외선거는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 재외국민들에게 주어진 투표권을 행사하는 중요한 선거였다. 특히, 지난 제19대 국회의원 재외선거에 있어서는 재외선거인 등록자수가 세계 158개 공관 중1위를 기록했고 제18대 대통령 재외선거에 있어서도 재외선거인대비 투표율 역시 세계 164개 공관 중 실질적으로 1위를 기록함으로써 상하이 교민들의 자긍심을 보여준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저의 미천한 힘이지만 교민들이 높은 정치의식을 발휘하도록 도움을 줄 수 있었던 것에 큰 보람을 느낀다.
중국지역 재외선거의 개선점이라면
재외선거를 치르면서 중국이라는 주재국의 특성상 재외선거 홍보활동에 제약이 있어 교민 밀집지역 중에서도 교민들이 많이 다니는 실내장소로만 한정해 홍보할 수 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 재외선거 참여 홍보활동도 이러한 점을 감안해 재외선거인 등록에 대한 교민들의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교회, 성장, 마트, 은행 등에 순회접수와 매일출장 접수처를 두었고 상해한국상회를 비롯해 소주, 무석, 장가항, 남경, 항주 등 한국상회를 순회 출장하며 홍보활동을 펼쳤다.
앞으로도 중국지역의 재외선거는 주재국의 법규를 존중하는 가운데 실시되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현재의 제도와 주재국의 법규측면에서 보면 투표에 있어서는 지금의 방법대로 영사관까지 와야 하는 불편을 가질 수 밖에 없다. 다만 투표편의를 위해 전자투표 또는 우편투표의 도입을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이 방법들은 전자투표에 대한 국민들의 이해와 해킹 등의 존재 및 투표의 공정성 측면 등 여러가지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본다. 따라서 현실적인 방안으로는 투표하러 올 때 교통편의 제공에 있어서 선거의 공정성 측면만 확보된다면 폭넓게 허용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귀임을 앞두고 교민들께 한 말씀
소주, 장가항, 무석, 항주 등 원거리 한국상회를 방문시 함께 하셨던 이제승 재외선거관리위원장님께 먼저 감사드린다. 저야 맡겨진 사명을 당연히 해야 하는 영사의 한 사람이지만 위원장님은 회사 일도 미뤄놓고 적극적으로 홍보에 앞장서 주셨다.
또한 투표기간 중 오로지 투표를 위해 남경에서 대학생 2명이 기차를 타고 와서 영사관에서 투표를 마치고 기차역으로 간다는 뒷모습, 무석에서 단체로 온 회사의 직원들의 경우 어린 자녀의 손을 잡고 엄마, 아빠의 투표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나중에 너희들도 꼭 성년이 되면 투표는 꼭 해야 한다고 말씀하던 교민의 모습들을 보며 대한민국의 미래가 밝다는 생각을 가져 보았다.
특히 이번 재외선거를 계기로 포털사이트에서 상하이재외선거를 검색하면 ‘재외선거 1번지’라는 인터넷기사를 볼 수 있게 해주신 상하이교민들에게 감사드린다.
▷고수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