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에 온 한국 학생들 중 각자 처해졌던 상황은 다 다를 것이다. 유치원생이나 초등학교 저학년일때 왔던 학생들은 거의 다 언어에 어려움을 느끼지 않을 것이고 비교적 늦게 온 학생들 중에서는 언어때문에 힘들어 하는 학생들도 많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것도 항상 일정하지는 않은 것이 외국어를 쓸 환경에 더 노출된 경우라면 얼마나 오래 있었느냐에 상관 없이 일년, 혹은 몇달만에 바로 적응하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이다. 나 같은 경우에는 초등학교 2학기 초반에 상하이에 와서 예청 국제학교에 들어갔다. 한국인이 15~20%를 차지하는 만큼 영어가 미숙했던 나는 외국어 향상보다 친구를 사귀는것이 더 급급했기에 주로 한국 친구들과 어울렸다. 그나마 몇몇 일본 친구들을 사귀어서 영어가 어느 정도 늘긴 했지만 어느 정도 한계가 있었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며 차츰 학교에 적응하게 되었고, 나름 잘 정착해 나갔다.
상하이에서 한국 학생들이 다니는 학교를 크게 세 가지로 나누자면 국제학교, 로컬학교, 그리고 한국학교 일 것이다. 한국학교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학생들이 처음 학교에 다닐때 언어, 친구 그리고 학업에 어려움을 느꼈다고 했다. 먼저 로컬학교에 대해 말하자면 처음 접하는 중국어가 가장 어려웠다는 반응이 많았다. 로컬학교에 다니다가 현재 국제학교에 다니고 있는 김소연 학생은 “처음 왔을때 기숙 학교를 다녀서 부모님도 보고싶었고 한국에 있는 친구들도 보고싶었다. 중국어가 미숙해 일상 생활이 어렵기도 했지만 수업도 중국어로 하고 처음 왔었을때는 좋은 성적을 받기 어려워 좌절했었다” 라고 하였다.
국제학교는 보통 수업을 영어로 하는데, 한국에서 영어를 어느정도 배우고 왔지만 막상 일상에서 영어를 써야할 때가 오니 그런 낮설은 환경에 익숙해 지는데 시간이 어느정도 필요하다. 각 사람의 능력에 따라 다르지만 친구들을 빨리 사귀어서 두 달도 안되어 완전히 적응한 경우도 있고, 언어문제와 친구문제들이 동시에 걸림돌이 되어서 적응하는데 일년정도가 걸린 경우들도 있었다. 상하이에 처음 왔을 때부터 국제학교를 다녔던 차유진 학생은 “ 국제학교에 적응하는 데는 한 학기 정도가 걸렸다. 자세히 말하자면 학교에서 내주는 과제에 익숙해지는데 한 학기 반, 말을 알아듣는데 한 학기, 시스템에 익숙해지는데 3개월, 교우관계는 아직도 현재형이다” 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국학교의 경우는 조금 특별하다. 외국에 있지만 국제학교나 중국 로컬학교와는 달리, 학생들이 모두 한국인들로 구성되어 있고 수업도 한국어로 해서 모든 교육 과정과 환경은 한국의 여느 학교와 거의 다르지 않아 상하이에 오자마자 한국학교를 다녔을 경우 적응이 힘들었다는 학생들은 별로 없었다. 조금 다른것이 있다면 영어와 중국어는 등급이 나누어져있어 따라가는데 힘들지 않고 국제학교나 중국학교에서 온 경우엔 외국어가 쉽게 느껴진다고 한다. 하지만 역사나 특히 국사나 국어는 학년이 올라갈수록 처음 한국 교과 과정을 배우는 학생들은 따라가기 어렵다는 반응이 많다. 그리고 한국학교에는 국제학교에 비해 예체능 활동이 비교적 적어서 아쉽다는 학생들이 있다.
어느 학교에 다니든, 자신의 진로와 학업이 온 가족이 외국으로 나온 주된 이유일 것이다. 외국까지 나오셔서 고생하시는 부모님들을 볼때마다 무언의 압박을 느끼고, 학교 시험, 성적표, 스펙 쌓기, 교외 활동 등 신경써야 할 것들은 너무 많고, 연애, 인터넷, 게임 등으로 이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이것이 십 몇년 살아본 우리들의 인생 아닐까. 친구들과 대화를 하다보면 주제가 대학이나 특례로 흘러가고, 갓 대학생이 된 선배님들을 대학으로 평가하고, 어느샌가 대학이 삶의 이유가 된 듯한 삭막함. 이것들이, 어른들이 알아주었으면 하는, 우리들 나름의 힘든 점들이라고 생각된다.
▷고등부 학생기자 김한울(YCIS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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