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한국학생들의 교육환경 진단>
자녀가 있는 교민들에게 상하이는 ‘경제’보다 ‘교육’도시로서 의미가 더 크다. 떠오르는 중국어와 국제학교의 글로벌 영어교육,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곳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또 중국 중소도시에는 없는 한국학교까지 자녀 교육에 이보다 더 좋은 환경이 있을까 하는 분위기다. 이러한 상하이의 교육환경지도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 변화를 겪고 있는 각 학교별 교육환경을 살펴본다.
①상해한국학교 자리가 없다?
②중국학교 한국학생 반기지 않는다?
③국제학교 비싼 등록금값 한다?
상하이 한국학생 절반이 국제학교 재학, 1인 평균 학비 3천만원
학부모의 소신있는 선택 중요, 학비만큼 다양한 혜택과 장점 누려
상하이 국제학교 학비가 올 9월 신학기를 기점으로 대부분 인상됐다. 2013년 7월 국제학교 학비를 토대로 보면 상하이 한국학생들이 각 국제학교에 납부하고 있는 순수 수업료만 매년 3억878만위안, 한화 700억원에 달한다. 상하이 국제학교에 다니는 한국학생 2300명, 1인당 평균 학비 17만위안(한화 3000만원)을 기준으로 나온 결과다.
한국학교와 로컬학교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국제학교 학비는 상하이 교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곤 한다. 국제학교 학비가 학생들은 물론 교민들간 위화감마저 조성한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한다.
산술적으로만 보면, 중학생(G7)을 기준으로 상하이 국제학교 1년 학비는 1인당 평균 약 17만위안, 한화 3000만원이다. 한국학교 2만6000위안보다 약 6.5배 높다. 국제학교 1명의 학비로 공립로컬학교 1명이 초중고 12년을 졸업하고도 6만위안이 남는 계산을 하면 이런 의견이 무리는 아니다.
상하이 생활 8년째, 구베이에 거주하는 이 모씨는 “경제적인 여건과 교육철학에 따라 학교를 선택하는 학부모 개인의 의견은 존중되어야 한다”라며 “그러나 국제학교 학비가 비싼 것 보다 연 3000만원의 학비를 부담할 수 있는 상하이 교민들이 이렇게 많은 줄 미처 몰랐다”고 말한다.
실제 상하이의 한국학생들(대학생 제외)의 절반이 국제학교에 다니고 있다. 지난해 4월 상하이총영사관 조사 결과에 따르면 4500여명의 상하이 한국학생 중 상해중학(上中)을 포함 약 2300명이 국제학교에 재학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숫자만으로는 상해한국학교의 2배 수준이다. 상해미국학교(SAS) 재학생 중 한국학생 수는 3~4위를 차지한다고 한다. 실제 현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교민들 중에는 ‘한국학생들이 상하이 국제학교 먹여 살린다(?)”라는 비약적인 비유를 하기도 한다.
상하이 생활 10여년 된 주부 서 모씨 “오랜 외국생활의 경험이 있거나, 부모의 명확한 교육마인드로 국제학교를 선택하는 경우를 많이 지켜 봤다. 반면, 막연하게 국제학교에 대한 동경만으로 선택하거나 주재원인 남편 회사에서 지원해주기 때문에 보내지 않으면 손해라는 생각으로 국제학교를 보내는 분들도 많아 안타깝기도 하다”고 전한다.
이 같은 의견에 크게 공감하는 자영업자 정 모씨는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이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점차 주재원 지원 규모를 줄이고 있다고 한다. 기업의 지원으로 국제학교를 보내는 것은 결과적으로 한국기업들이 국제학교 재정에 큰 보탬을 주고 있다는 얘기기도 하다. 오히려 이 비용이 한국학교 발전에 쓰여질 수 있으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힌다.
많은 학부모들이 학교를 선택할 때 자녀성향, 커리큘럼, 정체성 등 여러 가지를 염두하고 결정한다. 국제학교 경우는 학비가 가장 중요한 선택기준이 되기도 한다. 한 두 학기 보내고 말 학원이 아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가정경제 사정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비싼 학비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교육적인 소신을 갖고 국제학교를 선택한 학부모들도 많다. 이들은 만족도 또한 높다.
푸둥 SMIC에 딸을 보내고 있는 직장인 김 모씨는 자녀의 학교 선택에 고민이 많았다. 현재 학교를 선택하게 된 배경에는 한국학교나 로컬학교에 비해 창의적인 교육방식, 학생의 다양성을 인정해주는 학교라는 생각이 들었고, 성적으로 서열화하지 않는 점, 교사나 교우간 차별이 덜한 점 등을 고려해 학교를 결정하게 됐다는 것. 무엇보다 남편이 자영업자이므로 학비 부담이 커 국제학교 중 비교적 학비가 저렴한 학교를 선택했다는 그녀는 자립심과 협력을 배우는 프로젝트가 많고, 다른 나라 아이들과 자연스럽게 친구가 되는 점, 열정적이고 긍정적으로 평가해주는 교사 등 현재 학교 선택에 만족감을 드러낸다.
칭푸(青浦)에 사는 주부 서 모씨, 자녀 3명 모두 국제학교를 선택했다. 그녀는 영어교육, 외국친구와의 교류, 예체능을 중요시 여기는 분위기 등도 학교선택에 영향을 줬지만 무엇보다도 주입식이 아닌 아이들의 전인교육을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한다.하지만 자영업 종사자에게 국제학교의 비싼 학비는 단점이 아닐 수 없다고.
남매를 중학교부터 미국학교(SAS)를 보내고 작년 큰 아이를 졸업시킨 김 모씨 “학비대비 만족도는 개인별로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아이들이 국제학교의 다양한 활동에 참여한 만큼 만족도도 높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수업과정과 특별활동을 보면 다른 학교에서 볼 수 없는 세분화에 놀란다. 어느 학교보다 커리큘럼의 선택 폭이 크고 다양하다”라며 “학비의 부담만큼 얻을 수 있는 혜택은 다양하게 있으나 하고자 하는 의욕이 없다면 굳이 국제학교를 다닐 필요는 없지 않나 싶다”고 조심스럽게 말한다.
최근 주재원 우 씨 부부는 회사 지원과 주변 분위기에 이끌려 당연하게 여겼던 국제학교였는데, 입학을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 되자 고민에 빠졌다. “왜 국제학교를 보내야 할까. 회사에서 지원해줄 때 누려야 해서도, 어쨌든 남들이 좋다고 앞다퉈 가니까도, 이 시대의 경쟁력 있는 모습으로 준비 해야 해서도 모두 아닌데…”라며 SNS에 솔직한 고민을 털어놓는다. 자녀교육을 위한 부모의 소신 있는 선택과 고민이 필요하다.
▷고수미 기자
대박~~
예상은 했지만...
어마어마 하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