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들의 생생한 상하이 학교 이야기]
학교단점편-상해중학
레벨별 수업 분위기부터 GPA점수 관리, 많은 학생, 모국어와 한국역사교육까지
학교를 선택함에 있어서 정답을 찾기는 정말 힘들 것이다.
학교마다의 장단점을 비교한 뒤 내 아이들에게 적당한, 그리고 우리 가정의 상황에 맞는 곳이 어디냐에 초점을 맞추고 저울질 해 가며 장점이 단점보다 많게 느껴지는 곳으로 선택하게 된다.
우리 역시도 그렇게 선택한 상해중학에서 아이들이 지내고 있다. 오늘은 아이들을 통해 느끼는 이 곳에서의 단점을 몇 가지 말해보고자 한다. 물론, 우리 가족이 이 학교를 결정할 수 있는 건 몇 가지 단점에도 불구하고 장점이 더 많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꼭 언급하고 싶다.
첫 번째로 말하고 싶은 단점은 ‘레벨별로 진행되는 수업에서 나오는 분위기 차이’이다.
예를 들어 설명해보면, 이 곳 중등부에서 math는 대개 H, S+, S 세 가지 레벨로 나뉘어져 수업이 진행된다. 어느 날 딸이 나에게 이렇게 얘기를 했다.”엄마, 수학 시간에 친구들이 너무 떠들어서 선생님 설명이 도무지 들리지 않아요.”
곧이어, 옆에 있던 아들이 동생에게 이렇게 말을 한다.”열심히 해서 빨리 H 레벨로 올라와.” 아이들에게 상황 설명을 들어보면 이러하다. 레벨별로 수업 분위기가 달라서 정말로 공부를 열심히 하고자 하면 높은 레벨로 하루 빨리 올라가야 된다고.
이러한 차이 때문에 레벨 업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다가도 또 다른 벽에 부딪혀 고민을 할 때도 있다.
바로GPA 점수 관리다. 이것은 주로 고등부로 올라가면 많은 친구들이 하는 고민이라 알고 있다. 9학년이 되는 아들 녀석도 고민할거라 예상되는 문제인데 좀 더 노력해서 후회하지 않을 선택을 하길 바란다.
아들은 중국어를 제외한 모든 과목에서 가장 높은 레벨에서 공부하고 있다. 아들에게 가장 큰 고민은 그 곳에서의 높은 GPA 점수다. 레벨별로 수준이 다른 시험에서 각각의 점수를 받고 있는 시스템은 가끔 높은 레벨에 있는 학생들에게 곤혹을 주는 경우가 있다.
아들의 경우, 높은 레벨에서 4.0을 뛰어넘는 GPA를 받으려면 모든 과목에서 90점을 넘는 점수를 받아야 되는데 높은 레벨에서 모두 그 점수를 받기는 쉽지 않다.(물론 이 높은 미션을 거뜬히 해내 주위에서 부러움의 대상이 되는 엄친딸, 엄친아도 종종 보고 있지만 말이다.) 그래서 고등부에 올라간 학생들이 GPA점수를 위해 애써서 레벨 업을 하지 않거나 레벨다운을 한다는 경우를 본다.
왜냐하면 힘들게 가장 높은 반에서 80점을 받는 친구보다 한 단계 아랫반에서 93점을 받는 친구가 높은 GPA를 받기 때문이다. 레벨별 점수 단위의 차이보다 학생들이 느끼는 레벨별 시험 난이도 차이가 더 크기 때문일 것이다.
다음으로 말하고 싶은 단점은, 너무 많은 학생으로 인한 갈등이다.
이 이유로 인해 조금은 엄격한 규율을 지켜야 된다. 학생 수가 많고 다양한 국적의 아이들이 함께 있는 이유로 어쩌면 이것은 당연히 감수해야 될 문제일 수도 있다. 사춘기를 보내는 아들 녀석을 학교에 보내면서 나의 어릴 적 엄마께서 아버지 차에 붙여 놓으셨던 문구가 절실히 공감됐다. ‘오늘도 무사히’ 그래 ‘이번 학기도 부디 무사히.
마지막으로, 언급하고 싶은 아쉬운 점은 모국어와 한국 역사에 대한 교육이다.
이 점은 국제학교나 로컬학교를 다니는 친구들에게 가장 큰 고민 중의 하나일 것이다. 우리 아이들 역시 이 부분을 채워주기 위해서 집에서 나름대로 노력을 한다 하지만 턱없이 부족함을 느낀다.
그래서 선택한 곳이 한국주말학교다. 저학년 때는 큰 부담 없이 즐거운 맘으로 주말학교를 다녀오던 아들이 중등부 첫 국사수업을 듣고는 “엄마 주말학교 선생님께서 하시는 말씀이 외국어로 들려요. 분명 한국어로 설명하시는데 도통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 모르겠어요.”
그 때 결심했다. 조금 힘들어해도, 가기 싫다고 해도 중등부까지 졸업해 보자고. 어느덧 아들은 주말학교 졸업을 한 학기 앞두고 있다. 적어도 이젠 선생님 말씀이 외국어처럼은 들리지 않을 거라고 위안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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