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중국의 색'(中國顔色)
사람들은 중국이라 하면 으레 붉은색만을 떠올린다.
그러나 중국인은 붉은색 외에 수백 가지 색깔로 삶의 희로애락을 표현하던 민족이었다.
이처럼 색채를 중시하는 중국인의 성향은 정치·경제·사회는 물론 예술, 민속, 사상 등에 그대로 드러난다. 중국인의 색채 개념에 익숙해지는 것이 중국의 전통문화를 이해하는 지름길인 셈이다.
신간 '중국의 색'(원제: 中國顔色)은 중국 문화를 관통하는 9가지 색계와 그 색계에 속한 100가지 색을 정리한 책이다. 책은 100가지 색의 근원을 좇고, 색이 사용된 역사와 중국 문화에서 가지는 함의를 분석했다.
고대 중국의 색채 이론인 '오정색관(伍正色觀)'에 따르면 중국인들은 적색, 청색, 황색, 흑색, 백색을 대자연과 우주를 구성하는 다섯 가지 기본 색조라고 이해했다.
다섯 가지 기본 색조는 명도와 채도에 따라 상상 이상의 다양한 색깔로 구분된다.
예로 적색에 속한 색깔은 홍색, 자색, 주색, 강색, 주근색 등 19가지나 된다.
저자는 '사기','삼국연의','시경','수호전' 등 중국 문헌에서 발췌한 색 관련 내용도 함께 수록해 중국 색채 문화에 대한 독자의 접근을 쉽게 한다.
예로 철 성분이 섞인 흙에서 얻는 자색은 고대 중국의 암석화의 재료였고, 시경 등에서 얼굴색을 가르치는 색이었다.
아트디렉터이자 사진작가인 저자 황런다(黃仁達)는 색이 녹아있는 풍경을 찍은 사진을 책 곳곳에 실어 중국 문화에 깃든 색의 향연을 독자에게 그대로 전달한다.
중국이라면 무조건 붉은색을 연상하던 한국인 독자에게는 중국 문화의 다채로움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남색이 중국 서민을 대표하고 자색은 중국 황제가 전용하던 색이었다는 새로운 사실도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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