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2천500여년간 여성의 이름을 족보에 올리지 않았던 공자(孔子.BC 552∼BC 479년) 가문이 여성 후예를 인정하기로 했다.
'덕(德)'을 돌림자로 쓰는 공자의 77대 적손 항렬의 형제들은 최근 회의를 열어 현재 수정 편찬작업이 진행 중인 족보에 여성 후예의 진입을 전면 개방하기로 했다고 신화통신이 22일 보도했다.
'유독 여자와 소인은 다루기 어렵다(惟女子與小人爲難養也)'며 여성을 경시한 공자는 이런 일이 벌어지리라고는 생각지 못했을 것이라고 신화통신은 밝혔다.
공자는 중국 춘추전국시대의 사상가이자 교육가며 유교학파 창시자로 추앙받고 있지만 '중남경녀(重男輕女)'에 치우쳤던 것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국제유교연합회 류스판(劉示范) 이사장은 "족보에 여성 후손을 인정한 것은 남존여비 사상이 강한 중국에서 시대적인 진보이며 특히 그것이 전통을 강력하게 고수해 온 공씨 계보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더 큰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공자족보 수정 공작협회는 그동안 남성 후예의 이름만을 족보에 올렸으나 사상 처음으로 여성 후예의 이름도 남성과 같은 글자 크기로 올리고 배우자의 이름을 병기하기로 했다.
'공자세가보(世家譜)' 편집부 쿵더웨이(孔德威) 주임은 새로 입보(入譜) 신청한 여성 후예는 20만명 정도로 전체의 20%쯤 되지만 대부분 도시 거주자이고 농촌에 사는 공씨 여성 후예들의 신청은 별로 없다고 말했다.
공자의 후손은 전세계에 300만명 이상 퍼져 있는 것으로 추산되며 이 중 약 250만명이 중국 대륙에 있고 한국에는 해외에서 가장 많은 10만명 정도가 산다.
공자 족보 수정 편찬은 1930∼1937년에 이어 이번이 5번째다. 최신 5번째 개정 작업은 1996년에 착수돼 11년째 진행되고 있으며 2009년 수정판이 발간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