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연합뉴스) 진병태 특파원 = 기업인수합병(M&A)이 외자유치를 위한 통로이기도 하지만 독배가 될 수도 있다고 중국 국무원이 산하 연구기관 보고서에서 밝혔다.
'2006년 대중 외국인투자보고서'는 M&A가 양과 질에서 급속하게 늘고 있으며 1990년대 이후 글로벌 투자의 보편적인 수단으로 부상하면서 전체 해외투자의 80%가 M&A를 통해 이뤄지고 있지만 중국에서는 M&A가 직접투자(FDI)의 1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에서 M&A 비중이 낮지만 주요 핵심부문에서 일부 국내 기업은 이미 외국인에 인수합병됐거나 그 과정에 있어 중국 경제에 파급효과가 크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M&A는 FDI와는 달리 새로운 고용과 생산설비를 창출하지는 않지만 연구개발 기능을 제고하는 효과가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M&A가 국내 기업의 구조조정을 앞당기는 역할을 할 수 있다며 현재 중국내 40만개의 국영기업 구조조정에 3억위안이 소요되지만 국내 자본은 그같은 수요에 댈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M&A는 국가자산이 평가절하될 수 있고 외국인의 시장독점을 가져올 수 있으며 자국 브랜드를 위협하고 심지어는 국가경제 안보가 도전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보고서는 M&A의 부정적인 영향으로 두가지 사례를 들었다.
하나는 미국 칼라일 그룹의 쉬공(徐工) 인수 시도다. 칼라일은 올해 중국 최대 중장비 제조회사인 쉬공(徐工) 자회사의 지분 85%를 인수하려 했으나 중국 내에서 외국자본의 지배 공포가 확산되면서 인수협상이 중단된 상태다.
프랑스의 가정용품 회사인 SEB는 중국 최대 주방기구업체인 저장(浙江) 쑤포얼(蘇泊爾) 인수에 나서 중국 기업들의 반발을 불렀다. 중국 기업들은 경쟁에 뒤쳐질 것으로 우려해 현재 연합전선을 형성해 연명으로 SEB의 쑤포얼 인수를 막아달라고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내에서 M&A가 늘어나면서 중국 상무부 등은 '외국인 M&A에 관한 규정'을 발표해 지난 8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이 규정은 M&A에서 주식교환을 허용했지만 시장독점이 될 수 있는 M&A는 정부승인을 받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