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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없는 중국남성, 中 오악 정복

[2016-10-09, 15:53:46]

3살에 부친의 도박으로 가산을 탕진하고, 6살에 부모는 집을 떠났으며, 8살에는 학비가 없어 등교를 못했고, 13살에는 기차 사고로 두 다리를 잃은 소년이 있다. ‘행복’과는 너무나 거리가 멀었던 아이, 천저우(陈州, 33)의 이야기다.

 




하지만 그는 지금 중국 최고의 강연가이자, 가수이며, 두 손으로 중국 5대 악산을 등정한 세계 최초의의 산악인이다.

 

그는 두 다리를 잃은 13살에 몰래 집을 나서 전국 각지를 돌며 유랑생활을 시작했다. 18살이 되던 해 ‘남은 인생을 거지로 살아갈 수는 없다’는 생각에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보기로 결심했다. 그는 우선 두 손으로 걷는 방법을 배워나갔다. 이후 신문팔이, 구두닦이, 폐품수거 등 온갖 궂은 일을 하며 자신의 힘으로 일어서는 방법을 체득해 갔다. 그 순간 그는 “일어서는 것은 걷는 방식이 아닌, 인생을 대하는 하나의 태도”임을 터득한다. 그렇게 홀로 우뚝 서서 한걸음 한걸음 삶의 길을 향해 나아갔다.

 




그는 18살에 중국 5대 악산의 하나인 ‘태산’ 의 웅장함에 감동받아 사람들에게 “내가 저 산에 오를 수 있을까요?”라고 물었다. 사람들은 “묻지도 말고, 꿈도 꾸지 말라”고 답했다. 하지만 그는 두 팔에 나무상자를 끼우고 태산 등반에 나섰다. 장장 12시간 30분만에 해발 1460m 높이의 태산 남천문(南天门)에 도달했다. 사람들은 그에게 엄지 손가락을 치켜 올리며 “당신은 정말 위대하다”며 환호했다.

 




 

산 정상에 올라 태산일출을 바라본 그는 삶의 경이로움에 모골이 송연해졌다. 지금껏 두 다리가 없어 세상만사를 올려다 보기만 했던 그가 산 정상에서는 모든 것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었다. 이후 그는 태산을 총 13번 등정했고, 해발 8498m 높이의 5대 악산을 비롯한 100여 개의 명산을 오롯이 두 팔로 등정했다. 그는 전세계 최초로 두 팔로 5대 악산을 오른 1인자가 된 것이다.

 




이후 그는 길거리 가수의 길을 걷게 된다. 글씨도 모르고 악보도 볼 줄 몰랐지만, 무조건 반복하고, 외우며 노래를 익혀 나갔다. 지금까지 그는 전국 700여 도시를 돌며 3000회 이상의 공연을 했다.

 

공연 도중 그는 아름다운 여인과 사랑에 빠졌지만,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처지에 그녀의 앞에 나서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부모도 없고, 차도 없고, 집도 없고, 두 다리도 없지만, 나를 향한 진심어린 마음만 있으면 된다”고 말하며, 그의 사랑을 받아 들였다. 한계를 넘어선 그의 삶이 녹아 든 노래가 그녀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다. 이후 그녀는 매 순간 삶의 동반자가 되었고, 지난 2012년 태산 정상에서 뒤늦은 결혼식을 올렸다.

 

그는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희망의 전도사이자 자신이 할 수 있는 재능을 기부하는 삶을 살고 있다. 지난 2008년 산동 원촨(汶川)대지진 발생 당시 그는 8일 밤낮을 꼬박 새워 삼륜차를 몰고 피해 현장에서 자선공연 37회를 열고, 3만 5000위안(한화 590만원)의 저축액 전부를 기부했다. 2003년부터 지금까지 희망학교, 문제아들을 위한 강연 및 공연을 100여 차례 열었고, 50만 위안(한화842만원)이 넘는 돈을 기부했다.

지난 2013년에는 TV ‘슈퍼강연가(超级演说家)’프로그램에 참여해 자신의 생애와 진정한 행복의 가치를 소개해 중국대륙을 감동시켰다.

 

TV강연에서 그는 딸에 얽힌 일화를 소개했다. 어느 날 그는 아내를 대신해서 초등학교 다니는 딸을 데리러 갔다. 학교 문 앞에서 기다리는 그에게 딸은 쏜살같이 달려와 품에 안겼다. 하지만 그 순간 염려하던 일이 일어나고야 말았다. 딸의 친구들이 딸과 자신을 에워싸고는 “너의 아빠 다리가 왜 이래?”, “다리가 없는거야, 숨겨둔거야?”라며 그의 옷자락을 들춰보기도 했다. 그러자 딸은 “우리 아빠 다리 없는 게 뭐가 어때서?”라며, “우리 아빠는 다리가 없어도 산에 오를 수 있고, 여러 곳을 다닐 수고 있고, 우리를 위해 집도 샀어. 너의 아빠라면 그럴 수 있니?”라고 의기양양하게 대답했다.

 

그는 말한다. “딸의 이 같은 대답을 듣고 부모로서 어떤 느낌이었을까요? 오랜 세월 마음 깊은 곳에 맺혀 있던 멍울이 풀리는 걸 알았습니다. 행복이란 두 다리가 없다고 없어지는 게 아닙니다. 날마다 아내와 아이의 사랑 안에서 행복하지 않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자신의 신발이 아름답지 않다고 불평하지 마세요. 세상에는 발이 없는 사람도 있습니다”

 

지난달에는 교통사고로 두 다리를 잃은 11살 소년과 함께 칭다오의 라오산을 등정해 또 다시 언론의 조명을 받았다. 그는 소년이 겪었을 고통과 앞으로 겪게 될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직접 소년을 찾았다.




천저우는 등산을 마친 후 소년에게 “앞으로 수 많은 어려움이 도전해올 것이다. 하지만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 하나 있다. 궁극적으로 정복해야 할 것은 대자연도 아니고, 다른 사람도 아니고, 결국은 자기 자신이다”라고 말했다.


신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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