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에선 소년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5년간 인천 초등생 살인 사건, 부산 여중생 집단 폭행 사건, 강릉 여중생 성폭행 사건 등 사회를 떠들썩하게 한 청소년들의 범죄 사건들은 소년법 개정안에 대한 필요성을 부각시켰다.
소년법이란?
소년법의 사전적 정의는 “반사회적 성향이 있는 소년에게 그 환경의 조정과 성행의 교정에 관한 보호처분을 하고 형사처분에 관한 특별한 조치를 함으로써 소년의 건전한 육성을 위해 제정된 법률”이다. 국민들이 이토록 분노하고 있는 대상과 그 외 대부분의 다른 소년범들을 두 가지 상황으로 분류해서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강력 범죄(살인, 강도, 강간)를 저지르는 청소년은 전체 소년범 중 5%의 비중을 차지한다. 나머지 대다수의 소년범들은 절도 등 형량이 비교적 낮은 범죄를 가정형편, 정서적인 불안 장애로 인해 저지르는 경우가 많다.
먼저, 소년법은 이 95%의 교화 가능성이 있고, 한국 사회의 음지에서 일종의 피해자가 되어 자란 소년들을 ‘보호처분’ 및 ‘건전하게 육성’시키기 위해 존재의 필요성이 있다. 실제로 우리 사회가 보호해주지 못해 ‘반사회적 성향’이 형성된 학생들의 비교적 심각하지 않은 범죄는 사회가 포용해주고 교정해줘야 한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이 소년범들에겐 현재 논의되고 있는 처벌 강화 보다는 소년원 정원의 150% 이상을 수용하고 있는 소년원 시스템 자체의 발전과 교화 전문 인력의 증원이 시급하다.
소년법 악용하는 청소년
하지만, 국민들을 분노하게끔 만든 청소년들은 더 강하게 처벌돼야 한다. 최근 중범죄를 저지른 청소년들은 소년법에 명시돼 있는 ‘반사회적’인 청소년인 경우가 거의 없었다. 오히려 이들이 학교라는 사회 안에서의 위치를 이용하고, 이미 사회인인 지인들의 힘을 빌려 중범죄를 저지르는 경우가 많았다.
아무리 중범죄를 저지른 청소년이더라도 선처를 베푸는 판례들이 늘면서 소년법을 악용하고 있다. 이는 청소년 범죄 증가에서 드러나는데, 만 14세 전인 13세의 소년들의 폭행 사건은 작년 대비 100건 이상이 늘었고, 지능범죄 또한 60건 정도가 증가했다. 이 중 만 14세 이하는 소년원 조차 들어가지 않는 소년법의 맹점을 인지한 소년범들이 다수 존재했다. 심지어 소년원 2년 복역을 일종의 훈장처럼 여기는 청소년들도 늘어나고 있다. 이 청소년들은 사회 안에서 자신이 보호받고 있는 사실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고, 소년법을 악용하고 중범죄를 저지른 청소년이기 전에 ‘범죄자’이다.
계획범죄와 재발률 증가
중범죄를 저지른 청소년들이 성인 범죄자와 같은 기준으로 재판받아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바로 계획적 범죄와 재발률 증가다. 실제 부산과 강릉에서 일어난 폭행 사건들은 청소년 집단이 계획적으로 치밀하게 범죄를 저지른 사건들이다. 만약 청소년들이 아직 미숙하기에 우발적이고 교화 가능성이 있음에도 순간의 잘못된 선택을 하기에 선처받아야 한다면, 이렇게 조직적이고 치밀하게 계획된 범죄는 응당 소년법 범주에서 판단하지 않아야 한다.
또한 이미 폭력 등 혐의를 받은 후 보호 관찰에 들어간 소년들의 범죄 재발률은 12.3%로, 성인의 2배에 달하는 수치를 보여준다. 이런 중범죄를 저지른 청소년들이 솜방망이 처벌과 소년원 교육만으로는 교화될 가능성은 점점 줄고 있는 셈이다.
피해자는 평생 고통, 가해자 형량 약해
소년법 내 처벌 강화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대부분의 소년범들이 정신적 장애를 앓고 있고, 심한 트라우마를 겪고 있기에 단순한 처벌 강화보다는 교화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주장한다. 물론 일리가 있는 말이다. 하지만 그 소년범들이 힘들었다고 해서 살인, 강도, 강간, 집단 폭행 등의 타인의 인권을 심각히 침해하고 유린하는 행위에 대한 면죄부를 부여 받을 순 없다.
많은 사람들이 소년법 개정을 반대하며 하는 말은 단순히 처벌을 강화하는 것은 범죄 예방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처벌을 강화하는 것은 범죄 예방을 제1목적으로 두고 하는 것이 아니다. 범죄자에게 가해지는 현재의 처벌이 약하게 느껴지기 때문에 처벌을 강화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닐까? 범죄를 저질러 죄없는 타인의 인생을 망친 사람이 터무니 없는 형량을 받고 사회에 돌려보내진다면, 현재 비행청소년 전체 재범률이 40%에 육박하는 대한민국에 사는 피해자와 그 가족은 평생을 고통 속에 살아야 한다. 법이 해야 하는 것은 범죄 예방과 동시에 범법자들을 심판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역으로 범죄 건수를 늘리고 제대로 심판하지도 못하고 있는 소년법은 반드시 개정돼야 한다.
학생기자 박우주(상해중학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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