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앞에서 교통사고 부상자가 발생한다면? 드라마에서는 의사가 긴급 구조현장에 뛰어들어 위기에 놓인 생명을 구하기 위해 사투를 벌인다. 하지만 최근 중국의 한 병원 대문 앞에서 발생한 교통사고에는 아무도 도움의 손길을 내밀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9일 홍성신문(红星新闻) 보도에 따르면, 지난 7일 저녁 지린대중일렌이병원 베이후의원(吉林大学中日联谊医院北湖医院) 정문 앞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오토바이 운전자가 자동차와 충돌하면서 다친 것이다.
사고 발생 직후 승용차 운전자는 3차례나 병원을 찾아 부상자 구조를 요청했으나 번번이 거절당했다. 의사는 "당직 의사가 나뿐인데 자리를 비우게 되면 병원 규정을 어기게 된다"면서 외부 진찰이 불가하다고 밝혔다.
환자를 병원으로 옮기라고 하는 의사의 말에 승용차 운전자는 자칫 부상자를 섣불리 움직였다가 큰 일이 생길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병원 관계자 동행과 환자 이송 시 필요한 장비 제공을 요구했으나 이 또한 거절당했다.
운전자는 끝내는 구급차를 불렀고, 40분이나 기다려서야 부상자를 14킬로 떨어진 다른 한 병원으로 옮길 수 있었다. 다행히 부상자는 골절상과 타박상, 피부가 찢어지는 등 외상을 입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후 병원측은 "심각한 교통사고가 아닌 이상 외부 진찰은 허용되지 않는다"면서 "의사들이 밖으로 달려나가면 병원을 찾은 급한 환자들은 누가 돌보냐"면서 잘못이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한편,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의사가 자리를 비운 사이, 병원에서 환자가 죽는다면 누가 책임지냐"며 병원측을 두둔했고 반면 또 다른 누리꾼들은 "죽어가는 환자를 앞에 두고 생명을 구하지 않는다는 건 의사로서의 도덕성에 문제 있는 거다", "당신 가족이 차가운 길바닥에서 구조를 기다린다고 생각해봐라"며 맞섰다. 또 일부 누리꾼들은 "구급차도 이상하다. 코 앞에 병원을 두고 왜 굳이 14킬로나 떨어진 곳으로 가나" 등 댓글을 달기도 했다.
윤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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