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영석 기자 = 다음달 1일부터 크게 훼손된 중국의 만리장성을 보호하기 위한 규정이 시행된다고 미국의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지 인터넷판이 30일 보도했다.
신문은 만리장성의 벽돌이나 돌을 제거하는 행위, 만리장성을 따라 자동차를 모는 행위, 만리장성 위에서 시끄럽게 철야파티를 하는 행동 등이 모두 불법행위가 된다고 전했다.
만리장성은 중국의 국제적인 이미지를 대변하는 상징으로 지난 1987년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됐지만 전혀 보호를 받지 못한 채 비참한 상태에 처해 있다.
칭화(淸華)대 건축사학자인 루저우는 "일부는 국가보물로 지정됐지만 대부분은 누구도 신경쓰지 않는다"면서 "지금도 만리장성의 실체를 규명하기 위한 논의가 활발하다"고 말했다.
둥야후이 만리장성학회 부회장은 "만리장성 연구는 혼란에 빠져있다"면서 "정부조차 가장 최근에 건축된 명조시대 만리장성의 길이나 관리상태를 아직 잘 모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만리장성은 20세기 들어 간헐적으로 고고학적인 연구가 진행되고 수리도 된 적이 있지만 반대로 만리장성을 훼손하는 행위가 훨씬 많았으며 현재까지도 훼손행위가 지속되고 있다.
이번주 들어서 로이터가 지역 건축공사장의 폐기물 매립지로 활용하기 위해 만리장성 일부를 파헤친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 근로자 3명을 구속했다는 것을 보도했다.
그러나 다음달 1일부터 이런 식으로 만리장성을 훼손하는 사람들은 최고 6만2천500달러의 벌금을 내야 한다.
루 교수는 "유럽의 대성당은 기념물이지만 중국의 사찰은 옷과 같아서 입고 나면 벗어 던진다"면서 "우리에게는 역사보다 기능이 더 중요하며 건축물을 보호하는 전통이 없다"고 말했다.
둥 부회장도 "새 규정에 따르면 지방정부에 보호책임이 있지만 중앙정부의 지침에 따라야 한다"면서 "이는 국가가 만리장성 전체를 총체적으로 보호하겠다는 것을 처음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새 규정을 집행할 체계가 제대로 갖춰졌느냐는 문제와 지방정부에 법을 집행할 예산이 주어지느냐는 등의 질문에 대답이 없다면 이번 규정은 속빈강정"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