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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불청객 ‘모기’ 멸종시키면 안 될까

[2022-08-18, 20:42:19] 상하이저널
8월 20일 모기의 날

인간에게 가장 치명적인 동물은 무엇일까? 일반적으로 크고 위협적이거나, 독을 지닌 동물을 예상하기 쉽지만 매년 사람을 가장 많이 해치는 동물 1위는 모기다. WHO(세계보건기구)에 의하면 매년 725,000여 명의 사람이 모기에 의해 목숨을 잃는다. 이 통계에서 볼 수 있듯 모기는 간지러움을 일으키는 여름의 불청객이자 심각한 전염병을 옮기는 치명적인 동물이다. 모기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 또한 ‘백해무익한 곤충’으로, 모기 없는 세상에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지 않은 사람이 아마 드물 것이다. 그렇다면 왜 아직 모기의 수를 조절하지 못한 것일까? 8월 20일 모기의 날을 맞아 모기 박멸을 위해 시행되어 온 다양한 연구들과 아직 이런 연구를 현실로 옮기지 못한 이유에 대해 알아보려고 한다.

모기를 멸종시키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이유?

모기는 1억 년 이상 지구 대부분 대륙에서 서식해왔고 매우 다양한 종류로 진화해오며 아주 오랫동안 인간에게 치명적인 질병의 고통을 안겨왔다. 영국 그리니치대학교 프랜시스 호케스 교수에 의하면 인간을 물고 질병을 옮기는 흡혈 모기는 전체 모기 종의 6%인 200여 종이지만 세계 인구의 절반이 모기가 옮기는 전염병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한다. 최근 지구온난화로 인해 발생한 이상 기후로 환경이 전체적으로 고온다습해지면서 매 여름 많은 해를 끼치는 흡혈 모기의 수는 오히려 늘고 있는 추세기도 하다. 이에 따라 치명적인 위험을 불러오는 모기를 박멸해 지구 상에서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는 과학자들은 모기를 멸종시킬 연구를 끊임없이 진행해왔다.

모기를 멸종시키려는 가장 이른 시도는 1900년대 중반 라틴 아메리카 지역에서 조직적으로 이루어졌다. 이때 황열 바이러스와 지카 바이러스, 뎅기열 등 모기가 옮기는 다양한 질병에 골머리를 앓던 PAHO(범미국보건기구)는 지금은 금지된 DDT와 같은 강력한 살충제를 대대적으로 뿌리는 등의 초강수를 뒀다. 하지만 모기를 박멸시키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그 어떤 고여있는 물도 모기의 번식을 위한 공간이 될 수 있었고, 모기들이 빠르게 살충제에 대한 저항을 발달했기 때문이다.

반면에 최근의 모기 박멸 연구는 과거에 비해서 비교적 친환경적인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무작정 살충제를 뿌리게 된다면 모기는 물론 생태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던 곤충들 또한 피해를 보게 된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모기 퇴치 연구를 크게 세 종류로 추려본다면 모기 포식자의 수를 늘리는 방안, 유전자 조작을 이용해 모기의 수를 서서히 줄이는 방안, 그리고 모기 알 자체의 부화를 막는 방안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 3가지 연구 중 가장 보편적인 것은 ‘유전자 가위’로도 불리는 두 번째 연구이다. 대표적으로는 2013년 영국 옥스퍼드 대학에서 설립한 바이오 기술 회사 옥시텍(Oxitec)에서 개발한 ‘자기 한계 유전자’ 기술이 있다. 옥시텍의 연구는 지카 바이러스와 뎅기열을 옮기는 이집트숲모기 종을 대상으로 한다. 옥시텍의 ‘자기 한계 유전자’를 삽입한 알에서 태어난 모기는 특정 단백질이 과다 생성하며, 이 단백질은 암컷 유충의 성장을 방해해 결국 죽음에 이르게 한다. 결론적으로 옥시텍의 기술을 통해 수컷 모기만 남게 되는데, 이런 수컷 모기의 자손 또한 모두 같은 유전자를 물려받고, 수컷 모기는 흡혈하지 않기 때문에 인간이 받는 피해가 급격하게 절감된다. 

모기를 멸종시킨다면?

모기가 인간에게 주는 피해가 분명하고, 모기의 수를 줄일 연구 또한 진행되고 검증되었기 때문에 흡혈 모기를 실제로 멸종시키는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모기를 멸종시키는 것이 실제로 어떤 영향을 불러올지에 대해 인간은 아직 판단을 내리지 못했다.

인류는 아직 모기의 멸종이 생태계에 미치게 될 영향에 대해 알지 못한다는 것이 모기 박멸 연구를 반대하는 이들의 주된 주장이다. 플로리다 대학교의 곤충학자 필 루니보스에 의하면 첫째로 식물 꿀을 주식으로 하는 모기는 중요한 꽃가루 매개자이며, 또 모기 유충은 새들과 박쥐들의 주식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모기의 멸종이 먹이 사슬에 미칠 영향은 가히 예측 불가능하다. 모기의 포식자는 먹이를 잃게 돼 큰 혼란에 빠질 것이고, 모기를 꽃가루 매개자로 삼았던 식물들은 생식에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악의 상황에서는 모기가 더 치명적인 곤충들에 의해 대체될 수도 있다고 한다. 더불어 모기는 열대우림을 인간의 활동 범위에서부터 제한시킨 원인이기도 한데, 모기가 사라진다면 인구는 증가하면서 인간의 활동 범위 또한 확장되어 열대우림의 다양한 생물들이 멸종 위기에 이를 수 있다고 한다.

반대로 NSMAD(북해안 모기 퇴치구)의 로저 나씨는 흡혈 모기의 멸종이 생태계의 균형을 파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세계 곤충의 수는 거의 무한하므로 일부 모기 종의 멸종은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치명적인 모기는 실제 모기 종의 6%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는 이에 따라 모기가 사라진다면 고통을 겪던 인간 등 동물들의 삶은 전과 다름이 없거나, 오히려 편해질 것이라고 말한다.

모기 박멸에 관한 연구는 계속되고 있지만, 흡혈 모기를 완전히 박멸시켜도 되는지를 결정하기에는 아직 이른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인간이 모기를 멸종시키려고 시도해도, 세계 곳곳에 서식 중인 질병 매개 위험 모기를 모두 박멸시키는 것에 대한 뚜렷한 묘책이 없다고 하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한정적인 지역 안에서라도, 치명적인 질병과 불편을 불러오는 모기를 살려둘 수 없다고 생각해 모기 보존론보다는 모기 박멸론의 손을 들어 주고 싶다. 

학생기자 이성현(상해한국학교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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