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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경은 공감 대표 “기억해야 역사가 되니까요”

[2022-11-07, 18:03:18] 상하이저널
‘2022 상하이 공감 영화제’ <코코순이>, <미싱타는 여자들> 상영 

상하이 한인들의 가을 축제 ‘한풍제’가 올해는 영화를 테마로 개최된다. 상해한국상회(한국인회)와 함께 ‘영화가 있는 한풍제’를 공동 주최하는 상하이한인여성네트워크 공감의 김경은 대표를 만나 이번 한풍제에서 ‘2022 상하이 공감 영화제’를 개최하게 된 계기와 <코코순이>, <미싱타는 여자들> 두 작품 선정 이유 등을 들어본다.  

상하이한인여성네트워크 공감 김경은 대표

올해 한풍제에서 영화상영을 주관하는 상하이한인여성네트워크 공감은 어떤 단체인가? 

상하이한인여성네트워크 공감(이하 공감)은 상하이 교민사회 내 여성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 목소리를 대변하면서 성차별 없는 평등하고 건강한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2018년부터 활동하고 있다. 한인 여성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상하이 교민사회 최초의 여성 시민단체라는데 큰 의미가 있다.

그동안 젠더 감수성 특강을 비롯한, 성교육 특강, 자녀 성교육 공부 모임, 미디어 리터러시 모임(오티스의 비밀상담소, 디킨슨 시청), 여성독립운동가 발자취 기행 등의 행사를 진행해 왔고, ‘아이엠비너스’, ‘루스베이더 긴즈버그, 나는 반대한다’, ‘김복동’, ‘우리를 갈라놓은 것들’ 등 여성 관련 다큐멘터리를 발굴해 함께 보는 자리를 꾸준히 마련해 왔다.

그간 공감이 해온 여러 활동 중 다큐 영화 상영을 해오셨는데, 공감에서 꾸준히 다큐 영화를 상영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 

2020년에 우연히 충북 mbc에서 제작한 ‘아이엠비너스’라는 다큐멘터리를 접하게 되었다. 여성의 성(性)에 대한 주제로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제작된 다큐멘터리였고, 이후 휴스턴 국제영화제에서 다큐멘터리 TV 부분 대상을 받았을 정도로 잘 만들어진 좋은 작품이었다. 당시 제작 PD에게 직접 연락을 취해 상하이에서도 상영할 기회를 마련할 수 있었고, 많은 교민 분이 관람 후 좋은 평가를 해 주셨다. 

이후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훌륭한 다큐멘터리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다큐멘터리 상영에 관심을 두게 되었다. 영화는 홍보도 많이 하고 개개인들이 비교적 쉽게 접할 수 있지만, 다큐멘터리는 정보도 많지 않고 지루하고 어렵다는 편견까지 있어 잘 보게 되지 않는다. 그러한 점이 아쉽기도 해서 공감에서 우수한 다큐 영화를 선별해서 교민들과 함께 보는 기회를 자주 마련하고 싶었다.

올해 한풍제는 이례적으로 ‘영화’를 테마로 개최된다. 이번 영화제에 <미싱타는 여자들>과 <코코순이>를 선정한 이유가 있다면. 

올 한해는 상하이 교민들에게 유달리 힘든 시간이었다. 많은 분이 상하이를 떠나기도 했고, 남은 사람들은 그 빈자리의 허전함과 상실감을 느끼고, 분노로 우울하기도 했다. 공감은 교민들과 함께 서로 위로하고 응원을 주고받으며 의미있는 실천까지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했고, 그 고민의 끝에 ‘영화제’를 생각하게 되었다.

올 상반기 한국에서는 우수한 다큐 영화가 여러 편이 개봉되었다. 그 중에서도 특히 눈길을 끄는 두 편이 <코코순이>와 <미싱타는 여자들>이었다. 이 영화를 통해 일본군’위안부’ 피해의 역사, 70년대 평화시장 청춘들의 한 시대을 짚어보는 시간을 갖고 싶었다. 기억해야 역사가 되기 때문이다.


<코코순이 >는 가수 이효리가 엔딩곡을 직접 작사 작곡하고 부른 것으로 이미 유명한 작품이었다. 하지만, <코코순이> 작품 자체만으로도 꼭 봐야 할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작품으로, 1944년 미얀마 연합군 포로로 붙잡힌 20명의 조선인 위안부 피해자 명단에서 유일하게 행적을 알 수 있는 코코순이의 자취를 찾아 나서는 추적 르포 다큐멘터리다. 특히 올해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공식 제정 10회 차가 되는 해이기 때문에 <코코순이> 상영이 더욱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미싱타는 여자들>은 박찬욱 감독과 봉준호 감독이 관람 후 “근래에 본 가장 아름다운 다큐멘터리”라고 극찬을 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영화는 70년대 평화시장에서 공부 대신 미싱을 타면서 청춘을 보냈던 여성 노동자들이 50년 만에 밝히는 그 당시의 회한, 청춘, 성장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마침 공감 회원 분 중에 <미싱타는 여자들> 감독 중 한 분과 연락이 닿는 분이 계셨고, 감독님이 다큐 상영 후 상하이 교민분들을 위해 ‘감독과의 대화’ 시간을 마련해 주시겠다고 해 진행하게 되었다.

상하이 한인사회 최초로 해외 배급사를 통해 정식 상영하는 영화라는 것도 주목을 끌고 있다. 

이번 영화제를 위해 공감은 영화 두 편의 각 해외 배급사인 커넥트픽쳐스(대표 남기웅)와 엠라인디스트리뷰션(대표 손민경)과 정식 영화 상영권을 계약했다. 상하이 한인 사회 최초로 정식 영화 상영권 계약을 맺고 진행하는 것이기도 하다. 영화 배급사에서도 이 기회를 통해 상하이 교민들의 문화 의식을 높이 평가하며 상하이 교민 사회에 관심과 기대를 갖고 지켜보고 있다. 이 기회를 통해 국내 영화사와 배급사들의 좋은 작품들을 다양하게 접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번 영화제 어떤 분들이 관객으로 참석하기를 기대하나요? 

‘2022 상하이 공감 영화제’를 위해 엄선한 작품인 만큼, 자신 있게 추천할 수 있다. 우리나라 역사에 대해 배워야 할 학생들을 비롯한 한인 교민 분들이 많이 보셨으면 한다. <코코순이>는 영어로 된 인터뷰도 많고, <미싱타는 여자들>은 영어 자막을 제공하고 있어서 한국어가 서툰 자녀들과도 함께 보실 수 있다.

상해한국상회와 함께 여성네트워크 공감, 여성경제인회, 어머니회 등 상하이 대표적인 여성단체가 이번 ‘영화가 있는 한풍제’에 함께하고 있다. 어려운 시기 상하이 한인 여성들께 한 말씀. 

모두가 어려운 시기인 만큼 의견을 모으고 함께 무엇인가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그동안 공감과 여성경제인회, 어머니회는 끈끈한 유대감을 가지고 상하이 교민사회에서 각자의 역할을 해 오면서 쌓아온 신뢰가 있었다. 한국상회를 비롯한 다른 단체에서도 여성단체들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주면서 ‘영화가 있는 한풍제’를 개최할 수 있게 되었다.

기나긴 시간 봉쇄를 겪었고, 지금도 곳곳에서 부분 봉쇄가 일어나고 있다. 모든 가족이 가정에서 격리해야 하는 상황이 계속 발생하면서 여성분들의 수고도 더 많아지고 있고, 우울감을 호소하시는 분들도 많이 계신다. ‘영화가 있는 한풍제’를 통해 조금이나마 위로와 응원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고수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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