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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스(Le乐视), 4조 넘는 부채에도 주 4일제 시행 논란

[2023-01-07, 08:03:02]
<사진출처: 회사 공식 웨이보(微博)>
<사진출처: 회사 공식 웨이보(微博)>

중국에서 온라인 콘텐츠 시장의 선두주자인 러스(乐视)에서 업계 최초로 주 4일제를 시행한다. 4일 치루완바오(齐鲁晚报)에 따르면 지난 3일 러스 측은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신년 메일에서 이 같은 내용을 전달했다. 

 

2023년부터는 매주 목요일은 반나절 근무, 매주 수요일은 탄력적인 반나절 근무를 시행하면서 주 4일제를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근무일 축소로 인한 직원들의 임금 삭감 등은 없었다. 한마디로 직장인들의 ‘꿈의 직장’이 되어버린 것이다. 매주 수요일은 연속 근무 시간을 5시간으로 정해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 또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 등 원하는 대로 5시간만 근무하는 된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파격적인 대우가 가능한 이유로 2022년 영업이익이 목표를 달성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CEO 장웨이(张巍)는 “2022년 3개 분기 중 5주를 재택근무했지만 전체적인 영업 목표를 달성했다"면서 현금 흐름이 정상을 되찾았다고 설명했다.


신의 직장의 대명사 러스의 근무 환경이 화제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2년 7월의 경우에도 흔히 중국 IT기업들의 성공 전략인 ‘996’, 즉 ‘오전 9시부터 저녁 9시까지 주 6일 근무’가 전혀 없는 기업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러스의 파격적인 복지제도 이면에는 거액의 부채가 남아있다. 러스는 지난 2004년 자웨이팅(贾跃亭)이 설립했다. 당시만 해도 웹 스트리밍, 콘텐츠 등에 대한 개념이 생소했고 선발주자 효과로 플랫폼, 콘텐츠, 단말기, 앱까지 완벽한 ‘러스 생태계’를 구축한 장본인이다. 그러나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2016년 100억 위안이 넘는 채무 위기가 닥쳤고 이듬해인 2017년 자웨이팅은 미국에 세미나를 참석하러 간다는 말만 남긴 채 여전히 중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이후에도 계속된 적자로 2020년 창업판(创业板)에서 상장 폐지되었고 이후 자웨이팅이 보유한 지분 6억 주를 넘기면서 사건이 일단락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와 관련된 여러 소송들과 채무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아 2022년 3분기 말 기준 회사의 부채는 223억 1000만 위안으로 자산 부채율이 902.76%에 달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회사가 망하지 않고 운영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수익원은 바로 사업 초기에 투자했던 드라마들의 저작권 덕분이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이미 종영 11년이나 지난 사극 ‘옹정황제의 여인(甄嬛传)’이 있다. 여전히 매년 1억 뷰가 넘는 시청 시간을 기록하면서 회사의 영업이익 중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 외에도 초창기에 제작 투자했던 드라마들이 줄줄이 국민 드라마가 되면서 지금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시청하고 있고 이로 인한 연간 수익만 1000만 위안 이상이다.


일각에서는 200억 위안이 넘는 법정 다툼과 관련한 채무는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서 직원들의 복지에만 관대한 기업이라고 비난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유료 회원과 저작권이라는 ‘화수분’을 끌어안고 있는 동안 밀린 부채에 중간 유통사들만 고통을 감당하고 있다.


이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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