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중국의 각종 문화가 한국에서 점차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중 음식 분야에서의 영향력을 알아보려 한다. 한국에서는 2017년부터 점차 중국 음식 열풍이 돌았다. 그 유행은 2020년 최고점을 찍으며 한때 한국 사람들의 ‘최애 음식’으로 낙점되기도 했다. 당시 유행했던 원인과 이후 현재까지도 끼치고 있는 영향은 무엇일까?
마라탕(麻辣烫)이 인기있는 이유?
가장 큰 인기를 끌며 ‘중국 음식 열풍’의 중심이었던 메뉴는 단연코 마라탕(麻辣烫)이다. 이 음식은 여러 향신료를 끓인 국물에 야채, 고기, 완자, 버섯 등 재료를 골라 넣어 만든 음식이다. 저릴 마(麻) 자가 쓰인 그 이름과 같이, 맵고 입안이 얼얼해지는 맛을 가지고 있다.
마라탕 유행의 첫 번째 이유는 그의 독특한 맛이다. 얼큰한 매운맛을 즐겨 먹는 한국 사람들에게 이런 얼얼하고 알싸한 매운맛은 새롭게 다가왔고, 마라탕은 중독성 있는 맛으로 금세 한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두 번째 이유는 직접 만들어 먹는 재미이다. 마라탕은 들어가는 속 재료를 자신이 원하는 대로 골라 먹을 수 있고, 소스도 취향에 따라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다. 이런 특징들은 자신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고 남들과 다른 새로운 조합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에서 MZ 세대의 사랑을 받았다. 이런 트렌드가 이루어지며, 유튜브 등 여러 플랫폼의 먹방 영상들에 마라탕을 비롯해 마라샹궈(麻辣香锅), 훠궈(火锅), 버블티(珍珠奶茶) 등 다른 중국음식들도 주목받기 시작했고, 중국음식의 열풍은 시작됐다.
‘버블티’와 ‘훠궈’ 매장 급증
이 인기에 힘입어, 중국의 많은 프랜차이즈 음식점들은 한국 시장에 진출해 체인점을 늘려가기 시작했다. 버블티의 대표적인 브랜드, ‘공차(贡茶)’는 현재 한국에 800개의 진출해 있으며 중국의 대중 훠궈 음식점인 ‘하이디라오(海底捞)’는 한국에 7개의 매장을 보유하게 됐다.
꿔바로우, 탕후루, 지파이까지
이처럼 더 많은 중국음식이 한국 사람들에게 알려지며 중화요리라고 하면 짜장면과 짬뽕 밖에 모르던 과거와 달리 꿔바로우(锅巴肉), 동파육(东坡肉), 탕후루(糖葫芦), 지파이(鸡排)와 같은 더욱 다양한 중국 먹거리가 한국 사람들에게 익숙해졌다.
떡볶이 토핑, 중국 당면 ‘분모자’
아직까지도 중국 음식의 열풍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중국음식점 수량의 증가뿐 아니라, 다른 요리를 판매하는 식당에서도 중국 먹거리의 그림자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한국의 떡볶이 가게의 메뉴판을 보면 토핑으로 넓은 중국 당면 혹은 감자 전분으로 만든 중국 당면의 일종인 ‘분모자’를 흔히 볼 수 있다. 먹방 영상을 통해 사람들의 시야에 든 각종 중국 당면들은 그 쫄깃한 식감이 매콤한 떡볶이 국물과 궁합이 잘 맞는다는 평가를 받아, 이제 대부분의 떡볶이 가게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었다. 식품업계에서도 마라 맛을 첨가한 라면이나 즉석식품을 출시하여 젊은 소비자들의 입맛을 겨냥했다.
음식을 알면 문화가 보인다
중국 먹거리는 앞으로도 여러 가지 변형된 형태로 대중의 시선에 등장할 것이다. 한 나라의 음식을 보면 그 나라의 문화를 보인다는 말이 있다. 가끔은 유행에 따라 이웃나라들의 음식을 즐기며 새로운 점들을 조금 더 알아가는 시간도 좋지만, 타국의 문화에 너무 깊이 빠져 자국의 정체성을 잃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분모자: 감자 전분으로 만든 중국 당면의 일종
학생기자 윤재원(상해한국학교 11)
ⓒ 상하이방(http://www.shanghaiba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