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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MZ들, 한국여행 대신 연변대 앞 '이곳' 찾는다

[2024-05-29, 17:57:26] 상하이저널
[사진=한궈창(韩国墙)을 배경으로 한 인증샷(출처: 샤오홍슈)]
[사진=한궈창(韩国墙)을 배경으로 한 인증샷(출처: 샤오홍슈)]
최근 들어 중국 지린성(吉林省) 연길시(延吉市)에 위치한 연변대학교 앞 대형 상가 건물이 중국 MZ 세대에게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70여 개의 반짝이는 한글 간판으로 가득 찬 이 건물은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작은 서울'로 유명해지며 포토 스팟으로 자리 잡았다. 별다른 이름도 없었던 이 건물은 '한궈창(韩国墙, 한국의 벽)', ‘왕홍창(网红墙, 인플루언서의 벽)이라는 별칭까지 생겼다.  

[사진= 팡치키키(房琪kiki)의 연길시(延吉市) 브이로그 (출처: 도우인)]

이 화려한 상가 건물은 원래 연변대 졸업생들의 졸업사진 배경으로 많이 사용됐다. 졸업생들이 연변대를 추억하면서 올린 사진들을 통해 한궈창은 전국 젊은이들의 관심을 서서히 받기 시작했다. 그러다 2021년에 2,300만 팔로워를 보유한 인플루언서 팡치키키(房琪kiki)가 한궈창을 배경으로 한 여행 브이로그를 올리고, 이 건물이 2022년 ‘연변 핫플레이스’로 선정되면서 큰 주목을 받았다. 이후 2023년부터 유민홍(俞敏洪, 신동방 CEO), 임경신(林更新, 중국 배우) 등 여러 인플루언서와 연예인이 이곳을 방문하고, 최근 중국 인기 예능 프로그램 ‘워먼싸(我们仨)’에 방영되면서 MZ 세대의 인증샷 성지로 자리매김했다. 

 [사진= 한궈창(韩国墙) 기념 사진 가격표, 한복을 입고 인증샷 찍는 관광객(출처: 샤오홍슈)]

평소 한궈창이 한눈에 담기는 포토 스팟에는 사진을 찍으려는 관광객 수십 명이 줄을 서있다.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하면서 관광객들의 사진을 찍어주는 전문 사진사와 메이크업 아티스트들도 생겨났다. 촬영용 조명 장비와 삼각대를 구비한 이들은 화장 비용 별도로 사진 1장에 10위안, 5장에 30위안을 받고 사진을 찍어준다.

한궈창이 인기를 얻으면서 한복을 빌려 입고 사진을 찍는 이들도 많아졌다. 한궈창이 명소로 자리 잡은 후 이 주변에는 약 20개의 한복 대여점이 들어섰다. 또한 상가 뒤편 골목에는 떡볶이, 붕어빵, 막걸리 등 한국 음식을 파는 노점들로 가득하다.  

한국인에게 흔히 ‘조선족 지역’으로 알려진 연변은 과거 중국 내에서 인기 있는 관광지는 아니었지만, 한국 드라마 배경 같다는 입소문을 타면서 핫한 지역이 됐다. 중국 신문사 신화망(新华网)에 따르면 2023년 1~8월에는 약 633만 9000명의 관광객이 방문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61% 증가한 수치다. 이 때 연길시의 관광 수입은 약 97억 9000만 위안(약 1조 8000억 원)을 기록했는데, 이 역시 전년 동기 대비 254% 증가한 것이다. 중국의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청년들의 취업난이 이어지면서 한궈창으로 한국 여행 욕구를 대리 만족하는 젊은이들이 많아진 것도 하나의 인기 요소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연길시는 이 인기가 단기간에 끝나지 않도록 각종 시설을 보강하는 데 힘쓰고 있다. 작년 연길시는 220만 위안(약 4억 원)을 들여 한궈창 건물에 붙어 있는 75개의 간판 조명을 신형으로 교체했다. 또한 연길시 주택건설국(住建局)과 교통경찰 대대(交警大队)는 관광객들의 편의와 안전을 위해서 연변대 앞 8차선 도로에 100여 개의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고, 관광객이 몰리는 야간에는 교통경찰을 상시 배치하고 있다.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큰 중국 MZ 세대들로 인해 한궈창의 인기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학생기자 권소윤(난징대 국제경제무역학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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