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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NL코리아 한강 수상소감 패러디 장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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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L코리아는 날카로운 풍자와 유머스러운 코미디로 대중들에게 많은 호평을 받는 코미디 프로그램이다. 사회적 이슈나 화제의 인물을 패러디하며 웃음을 자아내는 것이 이 프로그램만의 주 매력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몇몇 패러디가 지나치게 대상의 행동과 외향을 과장하거나 희화화 한다는 비판을 받으며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논란의 시작은 케이팝 걸그룹 멤버인 하니를 패러디한 영상에서 비롯되었다. 하니는 지난 10월, 국정감사에 참석해 자신이 직면한 여러 문제를 진지하게 호소했다. 하니의 침착하고 진솔한 태도에 대중들의 안타까움을 샀다. 그러나 SNL코리아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웃음의 소재로 활용했다. 해당 에피소드는 그녀가 외국인이기에 자연스럽게 나타난 특징들인 어눌한 어조와 발음을 과장되게 표현하며 코믹한 분위기를 연출해 냈다.
또 다른 논란은 작가 한강을 다룬 장면에서 불거졌다. SNL 코리아는 최근 한국인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를 모티프로 한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SNL 코리아는 한강 작가의 앉아 있는 자세와 특유의 조곤조곤한 말투와 표정을 따라 하며 웃음을 유도했다.
이 두 에피소드에 대한 반응은 매우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일부는 노벨 문학상 후보라는 뛰어난 성과를 간과하며, 작가의 외적 특성을 희화화 하는 것은 무례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다른 이들은 작가의 독특한 표정과 말투가 대중에게 잘 알려진 만큼, 이를 조롱으로 느끼는 시청자들이 오히려 작가의 특징을 비정상적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라는 반론도 나왔다.
결국, 편견을 드러내는 쪽은 시청자들 자신이라는 주장이다. 또한, 걸그룹 하니를 패러디한 에피소드에 대해서는 하니의 어조를 따라 하는 것은 인종차별과 유사하다는 지적이 제기되었다. 예를 들어, 한국인이 미국 국감에 출석하여 직장 내 괴롭힘 피해에 대해 영어로 증언할 때 그 발음을 흉내 내어 희화화 한다면 어떻게 느낄지를 우려하라는 의견이 있었다.
이에 대해 코미디의 본질은 다양한 사람들의 특성을 재치 있게 묘사하여 웃음을 유발하는 것이라는 반론이 나오기도 했다. 만약 모든 것을 지나치게 민감하게 받아들인다면 코미디의 표현 영역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 뒤따랐다.
이번 논란은 대중에게 매우 중요한 질문을 제기하고 있다. “코미디에서 풍자의 허용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풍자는 사회적 현상이나 권력을 비판하는 강력한 수단이 될 수 있지만, 때때로 이 수단이 남용되어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기도 한다. 웃음과 비판 사이의 경계를 설정하는 것은 코미디 프로그램의 책임이지만, 대중 또한 이 경계가 시작되고 끝나는 지점에 대해 지속적으로 숙고해야 할 필요가 있다.
학생기자 김지수(상해한국학교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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