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채나 볼은 종종 전쟁무기에 비유되기도 한다. 드라이버나 어이언 등이 대포나 총이라면 볼은 탄환인 셈이다. 무기개발자들은 총은 개발못지않게 총알의 성능 향상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열화우라늄탄이나 철갑탄 등이 그러한 노력의 산물이다. 그 옛날 화살에 새의 깃털을 달았던 것도 방향성을 좋게하기 위함이었다.
본격적인 시즌을 맞아 각 업체들도 "자신의 볼이 가장 좋다"며 신제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골프볼에 대한 오해와 진실에 대해 알아본다.
오래되면 성능이 떨어진다?
흔히 제조업체들은 볼이 출시된 지 2-3년이 지나면 성등이 저하된다고 주장한다 빨리 쓰던가 아니면 새로운 볼을 장만하라는 얘기다.
그러나 제리 벨리스 타이틀리스트총괄 부사장은 "아니다"고 말한다. 그는 15일 가진 신제품 출시회에서 "와운드 볼의 경우에는 오래되면 코어에 감은 실이 느슨해져 성능이 저하될 수 있지만 일반적인 솔리드 코어 볼은 상온에서 보관만 잘 하면 10년이 흘러도 성능은 99% 유지된다"고 했다. 요즘 출시되는 볼의 대부분은 솔리드 코어 볼이다.
편심이 있으면 볼이 비뚤비뚤 구른다?
볼은 커버, 코어 등 다중 구조로 되어있다. 여러 층으로 만들다 보면 층의 두께에 미세한 오차가 생기기도 한다. 오차가 있으면 무게 중심이 한쪽에 쏠리게 마련이고 이를 "편심이 있다"고 한다. 편심이 심한 볼은 퍼팅 때 비뚤비뚤 굴러갈 수도 있다.
그러나 미국 골프전문잡지 골프다이제스트 최신호는 "무시해도 된다"고 주장한다. 과거에는 편심이 심한 볼들이 분명 있었지만 지금은 기술이 발달해 무시해도 될 정도의 오차밖에 보이지 않는다 는것이다.
딤플이 많을수록 좋다?
골프볼이 멀리 날아가는건 울퉁불퉁 파인 딤플 덕이다. 딤플은 공기의 저항을 줄여주고 양력을 발생기켜 주는 역할을 한다. 이렇게 이로운 딤플이 많거나 혹은 차지하는 표면적이 많다고 좋은 것 일까.
아니다 볼 개발자들은 딤플의 숫자는 약 25-400개, 차지하는 표면적은 75-85%가 적당하다고 말한다.
백스핀이 아예 없다면?
백스핀이 과도하게 걸리면 탄도는 높지만 비거리가 줄어든다. 아마추어 골퍼들은 대부분 과도한 백스핀 때문에 곤란을 겪는다.
그러면 `백스핀이 아예 없거나 적으면 더 멀리 날아가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백스핀이 과도하게 적을 경우 볼은 공기저항에 의해 쭉 뻗어나가지 못하고 중간에 뚝 떨어지고 만다.
최근 국제 축구무대에서 위력을 떨치고 있는 고속 무회전 킥의 원리와 같다. 이 킥은 회전없이 날아가다 골키퍼 앞에서 흔들리거나 뚝 떨어진다.
그러나 골프는 축구와 다르다. 일단 멀리 날려야 한다. 전문가들은 분당 2500회전 정도의 백스핀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