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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해한국학교 자리가 없다?

[2013-07-12, 23:00:26] 상하이저널
<상하이 한국학생들의 교육환경 진단>
자녀가 있는 교민들에게 상하이는 ‘경제’보다 ‘교육’도시로서 의미가 더 크다. 떠오르는 중국어와 국제학교의 글로벌 영어교육,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곳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또 중국 중소도시에는 없는 한국학교까지 자녀 교육에 이보다 더 좋은 환경이 있을까 하는 분위기다. 이러한 상하이의 교육환경지도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 변화를 겪고 있는 각 학교별 교육환경을 살펴본다.

①상해한국학교 자리가 없다?
②중국학교 더 이상 한국학생 반기지 않는다?
③국제학교 비싼 등록금값 한다?
 
 
상해한국학교 자리가 없다?
 
중고등 정원 꽉 차, 초등도 빠듯, 대기학생은 어디로
학생 수용방안 검토 중, 빠르면 내년부터 학급 수 늘릴 수도

 
6월 말 상하이로 발령을 받은 주재원 이 모씨, 가족이 지낼 집과 아이가 다닐 학교를 알아 보기 위해 먼저 입국했다. 아직 초등학생이라 한국학교를 보낼 생각이어서 집구하는 것이 우선이라 여겼다. 그런데 집보다 학교 전학에 부딪혔다.

한국학교에 문의하니 현재 티오(TO·정원)가 2명 밖에 없어 방학 전에 전학서류를 제출하거나 개학 때 맞춰 오라는 것. 고등학생이 아니라 초등학생이라고 했지만 같은 대답이다. 만약 개학날 2학년 전입생이 2명 초과되면 제비뽑기를 하게 되며 뽑히지 못하면 전학이 어렵다는 얘기도 덧붙인다. 아이를 일단 데려와야 할 지, 한국에서 대기시켜야 할지 막막해졌다.

지난 학기 중학교 3학년에 전학을 시도했던 김 군. 역시 자리가 없어 한 학기째 빈자리를 기다리며 비싼 학비의 국제부를 다니고 있는 중이다. 심지어 갈만한 학교가 없어 집에서 대기 중인 학생도 있다니 그나마 나은 형편이다.

몇 년 전부터 상해한국학교 편입학생이 늘면서 대기 학생들의 고민도 시작됐다. 초기 편입시험은 중국학교나 국제학교에 다니던 학생들이 고 2때 한국대학 특례입시를 위해 전학하는 경우에 해당됐다. 그러다 고 2 편입시험 경쟁이 치열해지자 한 학년 낮춰 고 1때 전학을 서두르는 학생도 생겼다. 차츰 중 3으로 내려가더니 이제는 중 1도 정원이 꽉 찬 상태다. 물론 티오가 있어도 일정 기준을 거쳐야 한다.

상해한국학교 입학홍보 담당자에 따르면, 각 반 정원은 30명으로 7월 초 현재 중 3 이상은 자리가 없으며 초등도 1, 2, 6학년은 빠듯한 상태라고 한다. 9학년과 11학년은 대기자만 7~8명, 자리가 나면 성적순으로 들어온다는 것.

이 같은 원인에 대해 상하이총영사관 이선우 교육영사는 “기업에서 주재원 학비 지원을 줄이고 있고, 중국로컬학교에서도 외국인 편입학 기준을 높이는 등 다양한 이유로 한국학교 편입학 지원자가 늘고 있다”라며 “북경한국학교 초등도 오래 전부터 제비뽑기를 통해 전학생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또 “큰 틀에서 교육 전체를 봐야 하며, 학생의 현재 모습으로 평가하면 안된다”고 말하며 “내년 상반기부터라도 학급 수를 늘려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에서는 초·중등학생은 의무교육 대상이다. 학교 선택 폭 또한 다양하다. 그러나 상하이에는 한국학교가 한 곳뿐이라 시험과 제비뽑기에서 밀리면 대안이 없다. 로컬학교도 문턱이 높아져 중국어 실력을 갖추지 않은 한국학생의 전학은 쉽지 않은 실정. 그렇다면 연 등록금 20만위안(한화 3700만원) 내외의 국제학교와 연 6~8만위안(한화 1000만~1500만원)의 국제부를 보내는 것 외에 달리 방법이 없다.

상해한국학교 안태호 재단이사장(한국상회 회장)도 “상해한국학교 개교 이래 재학생 수가 가장 많다고 한다. 재외 한국학교의 설립 취지를 살려 장기적으로 모든 학생을 수용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현재 비어있는 기숙사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상해한국학교 이혜순 학교장도 “편입을 못한 대기 학생 수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 학생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국제학교를 다니거나, 아이를 한국 친척집에 두고 아빠만 오는 경우도 있어, 교육자로서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라며 “가급적 수용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며, 현재의 학교공간을 잘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고수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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