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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 이야기] 지구가 아프대요

[2008-09-08, 22:03:24] 상하이저널
북극의 얼음이 녹아서 완전히 섬이 되어 버렸다는 뉴스가 들리고, TV 화면에는 북극의 신비함을 간직한 푸른빛의 빙벽이 힘없이 무너져 바다 속으로 사라지는 안타까운 모습이 보인다. ‘지구 온난화’는 10여년전부터 늘 우리 곁에 있던 뉴스였지만 요즘은 정말 피부에 와닿는 느낌이다. 푹푹 찌는 날씨인가 싶다가 느닷없이 쏟아지는 폭우를 보며 나도 모르게 “하늘이 미쳤나봐” 소리를 하게된다. 그 하늘이 왜 미쳤는지에 대해서는 생각도 하지않고 말이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중국에 오래 살면서 환경보호나 쓰레기 분리수거 등에 대한 의식이 조금 흐려졌다. 10년 전만 해도 한국에 살면서 열심히 분리수거를 하고 음식물 쓰레기 하나도 신경써서 버렸었는데…. 처음 중국에 와서 쓰레기를 대충 버릴때의 죄책감이 점점 희박해지는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지금도 나름대로 빈병, 프라스틱, 캔, 우유팩 등은 분리해서 버리고 있지만 내가 이렇게 분리해서 버린것이 밖에 나가 도로 섞여버리진 않을까하는 마음도 든다. 내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들으면 중국 사람들이 불쾌해 하겠지만 나의 이런 불신에는 나름의 이유가있다.

이번 여름 푸른 빛깔의 바다색을 자랑하는 칭다오(靑島)를 다녀왔다. 바다를 끼고 있는 도시가 깨끗하고, 날씨가 좋아서인지 바다빛도 너무 아름다워 그야말로 감동 그 자체였는데, 그런 감동을 한순간에 앗아가버린 하나의 사건(?)이 생겼다. 청도에 살고 계신 형님 내외분이 재래시장 구경을 시켜주신다고 해서, 이촌(李村) 시장이라는 곳에 구경을 하러갔다.

개천을 복개해서 만든 공간에 직접 기른 농산물이며, 싱싱해 보이는 해물 등이 넓게 자리하고 있어 오랫만에 시골장터에 간 듯한 기분을 만끽하다가, 작은 다리위에 자리하고 있는 생선 좌판에서 큼직한 갈치를 골라 들었다. 아직 어려 보이는 아가씨가 갈치를 손질해 주겠다고 하더니, 아무런 거리낌없이 생선 내장을 손질하는 족족 뒷편에 있는 개천으로 던져 버리는게 아닌가?

생선 내장이 빠지던 그 개천의 색은 지금 떠올리기도 꺼림칙하다. 너무 놀라서 주위를 살펴보니 주변에 있는 상인들도 아무렇지 않게 그 개천에 쓰레기를 던져 넣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전체 중국을 생각하면 그 개천은 정말 작은 구역이겠지만, 그 개천물이 강물이 되고, 바다가 되고…. 그 사람들의 의식은 어떻게 바뀔 수 있을까? 갑갑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이렇게 말을 한다고 해서 내가 환경보호를 위해 모든 불편을 감소하는 그런 환경운동가는 아니다.

그런 나의 눈에도 내 눈 앞에 보여지는 중국인들의 환경에 대한 의식과 무너져 내리는 북극 빙벽의 모습이 교차되며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아이들이 그린 환경보호 포스터 속의 “지구가 아프대요”라는 말이 정말 실감이 난다.

다행히 지금 상하이에서는 손에 장바구니를 들고 다니는 사람들의 모습을 자주 만날 수 있다. 환경보호를 위해 시작이 되었든, 2마오 3 마오가 아까워서 시작이 되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장바구니를 챙기는 마음이 조금씩 분리수거로 옮겨가고, 환경 보호로 옮겨가면 좋겠다. 작은 실천 하나하나가 큰 결실을 맺는것을 늘 보아왔기에 중국에서의 환경보호 캠페인도 꼭 성공을 할 것이라는 것을 믿고 싶다.
▷푸둥연두엄마(sjkwon2@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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