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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 이야기] 우리들의 특급사랑 풍속도

[2009-01-06, 01:06:05] 상하이저널
추워 웅크리고 다니다가, 우연히 ‘이제~, 올해도 얼마 안 남았죠?’라는 말을 듣거나 내 입 속에 맴돌 때면 그리운 친구들, 부모님에 대한 보고픔에, 가슴에 왠지모를 차가운 바람이 휭하니 스며드는 듯하다. 이곳에서 지내는 세월의 양만큼이나, 그네들과의 추억의 시간이 자꾸 멀어지고 있는 것 같아, 아쉬움만 나날이 나날이 커져가고 있는 것 같다.

내가 뿌리내리고 살던, 내 부모님들과 함께 살던 곳에서 생활권이 멀어지고 보니, 맘대로 드나들 입장도 못되고 보니, 내 맘은 이미, “그리움만~ 쌓이네~”라는 노래말 가사처럼 되어버렸다.

“뭐니뭐니해도 이웃사촌이 최고야!” 우리가 새로운 곳에서 터전을 잡고 살아 갈 때면 늘 입버릇처럼 혹은 위안삼아 하기도하고 듣기도하는 말이다. 그런데 나에게 있어 요즘엔 정말 이 말이 머릿속이 아닌 마음으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하고 있다.

운동을 시작하면서 만난, 친구들! 언니들! 이웃들! 이 이젠 커다란 위안으로 나에게 다가오고 있다. 이전엔, 같이 학창시절을 보낸 이들만이 친구인걸로 생각하고 살았었는데….

여기, 중국인들이 자신에게 이득이 될것 같으면 늘 쓰는 그 말, 펑요우(친구)! 그럴 땐 어감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 말만큼 좋은, 정겨운 말도 없는 것 같다. 세월이 흘러 어느 듯 인생의 중반에 접어들고 보니, 인생의 새로운 친구들이 많이 생겼다. 그리고 새로운 풍속도도….

예전엔 주로 남편들 위주로 모임을 가졌었다. 남편회사 모임, 남편동창회 부부동반 등등. 그런데 요즘 내 주위를 둘러보면 이젠 부인들과의 남편들 모임이 늘고 있는 것 같다. 부인들의 동아리모임, 계모임에 남편을 동반하는 모임이 늘고 있는 추세이다. 아니, 대세인 건가? 사실상 모계사회에선 불평등이 존재하지 않았다고 한다.

운남성을 여행 갔을 때, 현지 가이드의 설명으로는, 그곳의 한 소수민족은 아직도 모계사회로 여성이 집안의 가장 노릇을 하고 있으며, 아무런 분란 없이 평등사회를 잘 꾸려가고 있다고 했었다. 여성이 주도하는 사회가 더 이상적 일수도 있다고 하면서.

어쨌든, 우리 아줌마들의 친목이, 결국엔 아저씨들도 우리 모임에 한 몫 하게 하는 좋은 결실(?)을 맺게 한 것. 이런 모임에 나가면 어색하지 않아서 좋다. 늘 함께 운동하고 식사하고 터놓고 얘기하고 지내는 사이라 평소의 생활구석구석까지 아는 사이라 마음 편히 즐겁게 분위기에 접어들고 동참하게 된다. 한편, 남편도 즐거워한다.

오랜만에 부인을 행복하게 해준다는 것에, 평상시에 가족에게 소홀한 것에 대한 미안함 때문인지는 몰라도 스스로도 일에 대한 부담감에서 벗어나 일과는 무관하지만 마음 맞는 사람들이 더 좋은 듯 맘껏 분위기에 취해 보려 한다. 우리들 아줌마들은 이런 남편들에게 고마워한다. 우리들을 아껴주는 아름다운 모습이라 생각하고 싶다.

문득, 우리가 운동 할 때면 한번씩 흘러나오는 노래 가사말이 떠오른다. “당신이 부르~면~ 달려갈거~야~ 무조건~달려갈거~야~ 당신을 향한 나의 사랑은 특급사랑이야~!” 이건 최근 노래방 일순위 곡이란다. 가사가 좀 유치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우리들 친구들과의 끈끈한 정과 연관시켜 생각해보면, 정말 우리가슴을 따뜻하게 적셔주는 말이기도 하다. 추운 겨울을 녹여줄, 우리들의 특급사랑을 위하여 건배해 보자구요!
▷아침햇살(sha_bead@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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