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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이 낯선 땅 상하이에서 만난 화가 钱培琛

[2009-01-13, 10:05:13] 상하이저널
 钱培琛(첸페이천)은 상하이에서 Shanghai Teachers College를 졸업하고 1978년까지 상하이에서 수학교육자로서의 인생을 걸으셨던 분이다. 마흔둘이라는 늦은 나이에 갑자기 미국으로 떠나 정착한 화교화가다. 중국의 역사가 우리와 비슷한 면을 가지고 있듯이 첸(钱) 역시 어릴 적 부모님이 친척을 만나러 동생과 함께 대만으로 여행을 가셨다가 중국과 타이완(대만)이 정치적으로 분단이 되면서 갑작스럽게 가족과 생이별을 하고 나머지 형제들과 10살 때부터 친할머니 손에 자랐다고 한다. 그는 어릴 적부터 울긋불긋한 부적을 따라 그리거나 민간예술인 종이를 오려 붙이는 것을 좋아했었다고 한다.

 지독하게 가난했던 어린시절 아마도 부모와 어린나이에 헤어진 소년의 아픔이 무언가에 의지하면서 부엌의 신, 절에 가면 볼 수 있는 이상하고 과장스럽고 괴이한 벽화를 좋아하고 이런 것들을 따라 그리면서 악귀를 쫓아내는 주문을 외웠던 것 같다.

 이러한 습관들이 그의 예술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그 후 그는 30년 전에 헤어졌던 부모를 홍콩에서 극적으로 상봉하고 그때를 회고했다. “우리는 포옹하고 오랜 세월 동안 겪었던 감정이 폭발하여 한없이 소리 지르고 통곡했다. 비록 같이 있을 수 있는 시간은 9일 동안의 만남이었지만 너무나 오랜시간 동안의 헤어짐으로부터 오는 말로다 형용할 수 없는 기묘한 것들이 우리 가족 사이에 존재하고 있었다. 이 일은 아직까지도 나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했던 9일이었다.”

 그의 작품 속에 보이는 굵은 마대위에 말라빠진 고독한 말의 형상을 빌어 여기저기 바느질하고 자르고 접착하고 상처내고 왜곡시켜 짐이 무거워 허덕거리는 형상을 통해 그를 기다리는 평안한 안식처와 영혼이 기다리는 밤과 별을 노래하고 있었던 것 같다.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을 담아 뜨겁게 타오르는 정열로 마흔이 다되어 떠난 그의 유학길 메말라빠진 저 말의 형상이 작가의 자화상으로 보인다.

 첸(钱)은 우리에게 “내가 인생을 뒤돌아보았을 때 나의 꿈의 길은 얼간이 같았던 것 같다. 이미 나는 50년 이상을 살았습니다. 그리고 나는 아직까지도 허둥지둥 달리고 있다. 예술은 나의 사랑스러운 내 인생 전체의 꿈의 경력이다. 그것은 결코 나에게 50년 이상 따라다녔던 꿈의 끝을 보여주지 않았다. 나는 지쳐서 낙담했었다. 그러나 나는 결코 그것에 굴하지 않았습니다. 결코 대중적인 미술과 명성과 돈의 매혹적인 것을 쫓아다니지 않았다. 나의 예술은 오로지 자유롭게 성장하여 나에게 가져다 주는 그 무엇이다. 그리고 나는 평생토록 미술학도의 길을 걸어가는 것을 실천할 것이다”라고 말한다. 내가 만난 첸(钱)은 까다로운 허영심으로 차있지 않은 소박하고 그리고 감동적인 분이었다. 이제 우리는 각자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소중한 것들이 떠난 역사의 자리에서 그 자체의 것에 귀 기울이고 사랑해 주어야 할 것 같다.  
▷화가 이혜경(oriental-pain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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