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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 이야기]WBC 야구를 보며

[2009-03-24, 00:01:07] 상하이저널
한국 야구가 세계 야구 4강에 올랐다. 객관적인 전력이 가장 강하다는 일본을 두번이나 누르고 마운드에 태극기를 꽂는 선수들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코끝이 찡해진다.

외국에서 오래 살면 누구나 애국자가 된다고 했던가? 특히 국가 대항전 운동경기가 있을 때는 그 마음이 더 강해져서 축구나 야구의 경기 규칙을 잘 알지 못해도 중계방송 해주는 TV앞을 떠나지 못하게 된다.

다른 나라와의 시합도 재미있지만, 특히 숙명의 라이벌 일본과 시합을 하게 되는 날엔 시합을 하는 선수의 모습도 더 비장해 보이고, 관중의 응원도 훨씬 격렬해지는것이 보인다. 언론 매체에서 조금 자극적으로 보도를 하는것인지 아니면 일본 선수나 감독들이 일부러 우리 나라 선수들을 자극하려는 그러는것인지, 일본 선수나 감독은 시합때마다 왜그리 망언을 해대는지….

시합이 시작되기도 전에 흥분된 마음에 손에 땀을 쥐고 괜히 화면속의 일본 선수들에게 가자미 눈을 뜨게 되는것이 현실이다. 사실 이번 WBC(World Baseball Classic)가 시작되기 전에 대표선수 선발에서도 말이 많았고, 누가 대표팀의 감독을 맡게 되는가에 대해서도 말이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

북경 올림픽에서 야구가 뜻밖의 금메달을 획득하고 마음에 부담이 심해서 그랬을까? 아니면 승리에는 끝없이 열광하면서 한번의 패배에는 매섭게 돌아서 날선 비판을 하는 냉정한 우리나라 팬들 때문이었을까?

이번 WBC 지역예선에서도 일본 과의 첫번째 경기에 김광현이라는 걸출한 투수가 북경 대회 이후 철저히 분석한 일본타자들에 의해 많은 실점을 한 후, 14:2 7회 콜드게임 패를 당했을 때, 투수 교체 시기에서부터 감독의 모든 작전까지 얼마나 많은 비판을 했던가를 생각하면 오늘의 승리 뒤에 열광하며 하는 칭찬이 부끄러워지기도 한다.

오늘 경기를 지켜보면서 가장 감명을 받은것도 8회말 투수 교체 시기에 문제의 '김광현'을 과감히 기용하는 감독의 모습이었다. 누가 뭐래도 우리나라 야구를 이끌어갈 에이스 투수이기에 선수의 氣를 살려 주려는 감독의 믿음이 젊은 야구 선수의 미래를 밝게 해준다는 생각이들었다.

입으로는 늘 우리 아이들을 믿어야지 아이들은 믿는 만큼 해주니까 라고 말을 하면서도 마음속 으로는 '쟤가 정말 잘 할 수 있을까?''내가 안보는 사이에 다른짓을 하는것은 아닐까' 하면서 조금씩 의심했던 내자신이 어찌나 부끄러워 지던지. 진심으로 교체되어 나온 투수가 감독의 믿음에 부응해주기를 바랬다.

나의 아이들이 커가면서 겪게 될 모든일들을 나의 믿음과 응원을 느끼며 스스로 이겨내고, 실수나 실패에 주저앉지 않고 그 일을 통해 교훈을 얻어가면서 성장해 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말이다. 나도 아이들의 성공에만 열광하며 응원할 것이 아니라 작은 실패에 더 큰 응원을 보낼 수 있는 엄마가 되어야겠다.

우리나라 야구가 세계야구 4강에 올랐다. 기왕이면 앞으로 남은 모든 경기를 이겨 북경 올림픽에 이어 다시금 세계 정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9회 경기가 모두 끝나고, 마운드 위로 모여 태극기를 펄럭이며 부둥켜안는 선수들의 모습을 다시 보고 싶다. 결승전이 열린다는 L.A에 '대한민국'을 외치는 응원소리가 울려퍼지길 바란다.

하지만 모든 경기를 이기지 못한다 해도 나는 우리 선수들에게 보내는 응원을 멈추지 않을것이다. 우리나라 감독과 모든 선수들이 하나가 되어 최선을 다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푸둥연두엄마(sjkwon2@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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