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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이야기] 우리집 인테리어

[2015-04-28, 10:41:23] 상하이저널

 

푸른하늘, 따사로운 햇볕, 살랑이는 바람 예전 같으면 당연히 그 유혹에 이끌려 밖으로 나가는 것이 이상할것도 없었는데 요즘은 그 자연의 유혹도 일단공기오염 지수를 확인하고야 현관문을 열게 되니 삭막함이 배가됨을 느낀다.

 

마당 있는 집으로 이사하고 나서 틈만 나면 우리 집은 찾아 오는 손님들로 북적인다. 뭐 그리 근사할 것도 잘 차려진 것도 없는데 소풍 오듯이 편하게 오고 가니 그 모습 보는 자체로만도 기쁘고 즐겁다. 아파트 밀집지역에서 지내다 이곳에 오니 화려한 주위환경에서 오는 편리함은 조금 못하지만 마음의 여유는 한결 더하니 모든 것엔 다 양면성이 있는 듯 싶다. 게다가 오는 이 마다 마당의 흙을 밟고 여유롭게 나누며 즐거워하니 이야말로 자연이 주는 큰 축복인 것 같다.

 

지난 주말 마당에 숯불을 피우고 하루 전에 재워둔 돼지갈비를 굽는 냄새가 집 주위에 진동을 한다. 저녁부터 등을 밝힌 밖의 테이블에서는 어른들의 즐거운 대화가 이어지고 집안 거실에서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하다. 혼자라면 게임기나 모니터를 보고 있을 텐데 아주 어린아이부터 조금 큰 아이들까지 둘러앉아 서로 가르쳐주며 게임도하고 뛰어 놀기도 하고 그 모습을 보노라니 순수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이렇게 행복을 가져다 주는 구나를 실감해본다.


함께 온 부모들도 형제가 적거나 혼자인 가정이 많다 보니 또래 친구가 아니지만 서로 따르고 챙겨주는 모습이 흐믓하고 소중하게 여기는 모습이다. 늦도록 즐겁게 함께 먹고 마시고 지내다 가며 못내 아쉬워 "또 언제 와요?"를 묻는 아이들 얼굴이 사랑스럽다. 어른들도 아이들도 우리모두 즐겁고 행복한 이 시간들이 크고 대단한 것이 아닌 정말 작고 소박한 것에 있음을 알게 하는 순간인 듯 하다.

 

바쁘게 정신없이 일해 집을 늘려가고 집안을 값비싼 가구로 장식하고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할 것 같은 소유가 많은 한 사람이 아침에 분주하게 준비를 하고 집을 나서다 문득 눈에 들어온 자기집 가정부를 보게 됐는데 자기가 애써 장만한 것들을 정작 본인은 바빠서 이용하지 못하는걸 가정부가 누리고 있음을 보고 갑자기 허무함을 느꼈다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있다.


그런 면에서 보니 값비싼 물건들은 없지만 아이들이 편하게 뒹굴고 놀 수 있고 설령 무엇이 파손되어도 아깝다는 생각보다 먼저 다치지 않았을까 걱정하는 맘이 앞서니 그저 함께 있어 좋은 것이 가장 큰 축복이고 누림인 것 같다.

 

여자라면 집을 꾸미고 자기를 꾸미는 것이 일반이라고들 많이 생각들 하겠지만 난 그런 쪽에서는 답답하리 만큼 욕심도 관심도 없다. 이런 편안함을 주는 만남과 웃음소리 아이의 울음소리 다양한 모습 속에서 우리집의 인테리어 그건 사람이라는 생각을 문득 해 본다. 꾸며진 것은 없지만 함께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그곳엔 지루하거나 부족함이 없다. 누구 하나 소외되는 것도 없고 다 자기의 역할이 있고 모두가 어우러져 행복함을 느끼게 해준다. 난 우리집을 이렇게 멋지게 꾸며주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참 좋다.

 

▷칭푸아줌마(pbdmo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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