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어머니가 아이들을 데리고 한의원을 방문했다. 큰 아이는 너무 더위를 타서 찬 음식만 찾고, 둘째 아이는 아토피 때문에 온 몸을 긁어대 걱정이란다.
두 아이 모두 ‘온병’이 원인이라는 진단에 어머니는 적잖이 놀라는 듯 했다. “증상이 다른데 원인은 같다구요?”
아직은 생소한 병명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많겠지만, 온병은 아이들이 앓는 다양한 병에 원인이 된다. 여름철에 더욱 걸리기 쉬운 온병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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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가 온병이라는데.. ‘온병’이 도대체 뭔가요?옛날 우리 부모님들은 막연히 ‘추우면 병난다’고 생각하고 조금만 추워지면 아이에게 옷을 몇 겹이나 껴입히곤 했다. 그러나 근대에 접어들면서 한의학에서는 ‘더운 기운에 의해서 생기는 병도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이것을 ‘온병’이라고 칭하기 시작했다. 즉, 온병이란 외부의 온열(더운 기운)이나 습열(덥고 습한 기운)이 몸 안으로 들어와서 생기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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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 기운’ 때문에 생기는 병이라는 말이 생소해요.아이들이 온병에 쉽게 걸리는 원인으로는 우선 아이를 둘러싼 환경을 들 수 있다.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여름이 길어진데다, 겨울에도 너무 난방이 잘되는 환경에 있기 때문에 아이들이 거의 365일을 더운 기운 속에서 보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이들의 생활습관도 큰 문제다. 아이는 원래 열기가 충만한 상태이기 때문에 인스턴트, 패스트푸드를 자주 먹거나 운동을 거의 하지 않으면 열이 뭉쳐서 온병에 쉽게 걸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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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많이 걸리는 ‘온병’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열기가 뭉치면 몸속 열에 수분을 빼앗겨 피부가 건조해진다. 정도가 심하면 환경이나 식단의 작은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여 수포가 생기고 진물이 나는 등 아토피로 진행될 수 있다.
여름철 흔히 말하는 ‘더위를 먹는다’는 증상도 마찬가지다. 그 외 식중독, 더위 먹는 것, 장티푸스, 최근 유행했던 돼지 독감, 수족구 모두 온병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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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에서는 어떻게 온병을 치료하나요?크게 온열과 습열로 나누어 병의 원인을 찾은 후, 열을 풀어주고 부족해진 진액을 보충하는 치료를 한다. 보통 한약 처방과 함께 침 치료를 병행한다.
온열이 원인일 때 증상으로는 ▶피부가 거칠다 ▶얼굴이 붉다 ▶찬 물을 많이 찾는다 ▶잘 먹는데 살이 안찐다 ▶대변이 검고 단단하다 등이 있다. 이런 경우에는 열을 풀어주는 한약 처방으로 치료한다.
습열이 원인일 때는 ▶피부가 노랗고 눈곱이 자주 낀다 ▶입이 잘 헐고 냄새가 심하다 ▶이마에 땀이 많다 ▶배가 볼록하다 ▶대변이 누렇고 무르다 등의 증상이 있다. 이런 경우 습을 말리고 열을 풀어주는 한약 처방으로 치료한다.
<온병 부르는 나쁜 생활 습관 5>▲뙤약볕 아래에서 잘 놀아요→뙤약볕은 열기를 쌓고 진액(수분)은 마르게 한다.
▲자극적인 음식, 인스턴트를 좋아해요→기름지거나 달고 매운 음식, 가공식품, 인스턴트식품을 많이 먹으면 속 열이 생긴다. 시고 쓴 채소를 먹여 열을 내린다.
▲컴퓨터, TV를 붙잡고 살아요→전자파는 몸의 화기(火氣)를 조장한다. 특히 잠자기 전 자극적인 화면은 숙면을 방해하므로 사용을 제한한다.
▲열이 나면 바로 해열제를 먹여요→해열제의 과다한 사용은 오히려 속 열을 쌓을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운동을 거의 안 해요→운동이 너무 부족하면 기의 순환이 어렵다. 하루 30분~1시간 정도 적당한 운동을 습관적으로 하도록 한다.
▷함소아 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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