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감시체제 '만리방화벽' 가동한 듯"
중국은 작년 자국 지도자들의 축재를 보도한 미국 블룸버그와 뉴욕타임스(NYT)에 이어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인터넷 중문판의 접속을 차단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네티즌들은 WSJ 인터넷 중문판이 접속이 되지 않고 간신히 접속이 되더라고 새로운 내용이 아무 것도 없다고 전했다.
이번 사태가 고장 등 기술상의 이유인지, 당국의 의도적인 정책에 따른 것인지는 아직 불분명하다고 매체들은 전했다.
AFP통신은 중국 정부의 악명 높은 인터넷 감시시스템 만리방화벽(Great Firewall)이 WSJ 중문판 봉쇄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의 영문 인터넷판은 접속이 가능하다.
중국 경제성장 등을 비교적 객관적으로 보도해왔는 평가를 받는 WSJ는 지난 2002년 인터넷 중문판을 개설한후 때때로 민감한 내용의 기사가 삭제된 적은 있지만 전체가 차단된 것은 처음이다.
미국 서튼 홀 대학 양리위(楊力宇) 명예교수는 중국 인민의 생활수준 향상을 긍정적으로 평가해온 WSJ 중문판의 차단 이유를 알 수 없다면서 당국은 중요 매체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매체를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WSJ는 전했다.
중국 경제평론가 두젠궈(杜建國)는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 올린 글에서 이번 사태는 중국 정부가 '은행 사유화' 조치와 관련, 세계은행 전문가들을 초청했다는 보도와 연관이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미국 센트럴오클라호마 대학 산하 서태평양연구소 리샤오빙(李小兵) 교수는 "WSJ 인터넷 중문판 차단 사태는 배경이 매우 복잡하다"면서 "사태 전개 과정을 더욱 관찰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국내외 언론 정책과 직접 관계가 있는 지는 아직 불투명하다면서 조만간 시 주석의 언론 정책 방향이 확실히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한편 지난달부터 중국 지도부가 일각의 개혁 기대와는 달리 언론과 사상의 자유, 그리고 인터넷 매체들에 대한 통제 강화에 나섰다는 보도들이 중화권 매체들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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