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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꺼진 상하이 야시장, 다시 어둠 밝힌다

[2019-05-30, 00:42:21]
지난 2년간 몹시도 매정하게 시행된 상하이 도시 계획 발전으로 수많은 상하이 야시장들이 화려했던 과거의 활기를 잃었다. 창리루(昌里路), 펑푸(彭浦) 야시장, 쇼우닝루(寿宁路) 등 현지인들에게 그토록 사랑받았던 야시장들은 지역 정부의 철저한 정돈 작업으로 과거의 화려함은 사라진 채 겨우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그때 그 시절’ 상하이 밤거리를 가득 메웠던 야시장의 향긋한 음식 냄새가 그리워지는 요즘, 상하이 야시장이 다시 돌아온다는 희소식이 들려온다. 그것도 상하이에서 가장 볼거리가 많은 곳으로 꼽히는 황푸구(黄浦区)를 시작으로 말이다.

최근 상하이시 상무위원회, 문화여유국, 시장감독국 등은 ‘상하이시 야간 경제 발전 지도 의견’에서 상하이시를 ‘밤문화 집결지’ 랜드마크로 만들 계획을 내놓았다. 심야 영화관, 서점, 클럽을 비롯해 미식가들의 가장 큰 관심사인 야시장을 재정비해 업그레이드하겠다는 뜻을 공식 문서화한 것이다. 각 지역구(区) 수요에 따라 야간 특정 시간대에 야식 거리, 클럽 거리 몇 곳은 야시장 보행자 거리로 조정되며 인근 교통, 주차 공간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번 상하이시 정부의 야시장 업그레이드 프로젝트는 황푸구에 위치한 신톈디(新天地), 다통팡(大同坊) Found158을 비롯해 라오마터우빈장(老码头滨江), 윈난루(云南路) 미식거리, 위안밍위안루(圆明园路)로 점차 확대될 예정이다. 상하이 다른 지역구 야시장들은 자신들의 차례가 오길 손꼽아 기다리며 언제든 고요한 어둠을 물리칠 준비 태세를 갖췄다. 과거만큼 화려하지는 않으나 불을 밝힐 때를 기다리며 그 자리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 하고 있는 상하이 대표 야시장 여섯 곳을 소개한다.

창리루(昌里路)

 


 




창리루는 상하이에서 가장 늦게 ‘정돈’된 야식거리다. ‘야시장계의 따거(大哥, 형님)’로 불리는 펑푸 야시장, 자오저우루(肇周路) 등이 자취를 감춘 뒤 상하이 미식가들은 창리루 야식 거리의 잔류로 위안을 삼았다고 전해진다. 밤만 되면 창리루, 리청루(历城路) 길목은 ‘야식 매니아’들이 몰리는 거점으로 변신한다. 자리가 없으면 없는 대로 서서 또는 길을 가면서 자유롭게 야식을 즐기는 현지인들의 모습이 정겹다. 하지만 지난해 도시 발전 계획 정돈 작업을 거친 뒤 창리루 야시장에서 오랜 시간 줄지어 먹을 정도로 인기가 많던 대왕군만두(大王锅贴), 야매 요리 홍나오화(洪脑花), 인심 후한 왕자오 소내장(旺角牛杂) 등 일부 길거리 상점들이 이곳을 떠났다. 지금은 창리루의 큰형님(扛把子) 샹수지(香酥鸡, 닭튀김), 샤오롱바오 맛집 더싱관(德兴馆)을 비롯한 닭백숙(白斩鸡), 떠우화(豆花), 창펀(肠粉) 등 현지 대표 야식이 자리를 굳건히 지키며 고마운 단골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다. 

∙ 浦东新区昌里路

쇼우닝루(寿宁路)




상하이에서 가장 오래된 ‘샤오롱샤(小龙虾, 민물가재)’ 거리로 유명하다. 쇼우닝루에는 초여름만 되면 롱샤를 먹으러 몰려든 현지 시민들로 시끌벅적하다. 밤 10시면 길거리에 사람 소리로 들끓었고 11시면 온갖 연기들로 거리가 뿌옇게 되며 12시에는 모두가 롱샤의 맛에 취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지난해 3월 도시 정돈 작업으로 많은 롱샤집이 문을 닫고 상하이 최초 롱샤집 ‘샹바다오(香吧岛) 롱샤’, ‘창쇼우미엔관(长寿面馆)’ 등 일부 식당만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현지 시민들의 여전한 ‘롱샤 사랑’으로 예전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 黄浦区寿宁路

펑푸 야시장(彭浦夜市)




펑푸 야시장은 과거 상하이 자베이(闸北) 지역 주민들의 추억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과거 취두부(臭豆腐), 구운 오징어, 생과일 주스, 밀크티 등 중국 대표 간식들이 길거리를 가득 채웠지만 2013년 상하이시 방침에 따라 대대적인 정돈 작업이 시행돼 주민들에게 큰 아쉬움을 남겼다. 시간이 지난 뒤 다시 모습을 드러낸 펑푸 야시장은 이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과거 특유의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게 됐다. 행인들의 코를 자극했던 철판 오징어 구이와 취두부 등 작은 길거리 상점들은 다른 곳으로 이전했고 그 자리에 새로운 음식점이 들어섰다. 아직 20년 역사를 자랑하는 홍고추 라면관(红辣椒拉面馆), 원시루훈툰탄(闻喜路馄饨摊) 등 식당은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 静安区临汾路

황허루(黄河路)




황허루는 상하이에서 가장 오래된 먹거리촌 중 하나로 1980년대 상하이를 들썩이게 했던 곳이다. 세계 각지 맛집이 몰려드는 상하이에서 지금의 황허루는 예전과는 다른 분위기를 풍기고 있지만 대기 손님으로 북적북적한 두 인기 식당은 여전히 건재하다. 국제호텔 서병옥(西饼屋)의 대표 메뉴인 팔미예(蝴蝶酥, 줄무늬가 있는 부풀린 빵)는 이곳을 방문한 수많은 손님들의 마음을 훔쳤고 자자탕빠오(佳家汤包, 찐만두의 일종) 역시 아직도 현지 사람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과거 어르신들이 즐겨 찾던 타이성위안(苔圣园), 아오웨이관(粤味馆), 야커(雅科) 등 현지 식당은 이미 추억 속으로 사라지고 없지만 그 자리를 신규 음식점, 왕홍(网红, 인터넷 인기) 식당이 채우면서 황허루는 저 나름의 세대교체를 하고 있다.

∙ 黄浦区黄河路

자오저우루(肇周路)




상하이에서 가장 고요한 야시장, 자오저우루에는 수많은 상하이 어린이들의 기억이 담겨있다. 길 한 켠에는 먹음직스러운 간식들이, 다른 한 켠에는 입맛 돋우는 연기 가득한 이 곳에서는 호화 차를 타고 온 손님이든 자전거를 타고 온 손님이든 모두 같은 만족을 느낄 수 있다.
자오저우루는 3년 전부터 정돈 작업이 진행됐다. 기존의 오래된 상점은 하나씩 자취를 감춰 현지인들에게 친숙한 창자오탕면(长脚汤面), 아포또우장(阿婆豆浆)도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 명성 자자했던 라로우스면관(辣肉丝面馆)도 지금은 거위 고기 전문점으로 바뀌었다. 홍위팡(宏玉坊)의 군만두와 1년 내내 줄을 서서 먹는 소고기 군만두(牛肉煎包)만이 세월의 풍파를 견디고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 黄浦区肇周路

윈난난루(云南南路)





상하이 라오즈하오(老字号, 전통있는 가게)가 한데 모여 있는 곳이다. 선다청(沈大成), 더따(德大), 따후춘(大壶春), 샤오샤오싱(小绍兴) 등 150미터 거리에 100년 전통의 라오즈하오가 저마다 존재감을 뽐내며 우뚝 서있다. 주변 오래된 거리들이 정돈 작업에 한창일 때 윈난난루는 상하이 옛 거리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며 변함없이 그 자리를 지켜냈다.
이곳에 위치한 라오즈하오 샤오진링(小金陵)의 엔쉐이야(盐水鸭, 오리고기 요리), 샤오샤오싱의 바이저지(白斩鸡, 백숙 요리)는 과거나 지금이나 변함 없는 맛과 분위기로 사람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또 대기 줄이 길기로 유명한 식당 세 곳 아바오돈까스(阿宝炸猪排), 따후춘(大壶春), 신장꼬치(新疆烤肉串)은 여전히 높은 인기로 윈난난루를 빛내고 있다.

∙ 黄浦区云南南路

※ 상하이 사람들이 즐겨먹는 ‘심야 먹거리’ 10가지

맛집으로 소문이 자자한 상하이 심야 식당에는 명품 가방을 메고 손에는 요우탸오(油条), 다빙(大饼)을 먹고 있는 젊은이들을 적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심지어 허름한 심야 식당에 종종 유명 스타들이 출몰해 홍차오 공항보다 심야 식당 맛집에서 연예인을 볼 확률이 더 높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모든 것을 뒤로 하고 출출해진 배를 달래려 찾는 상하이 유명 심야 먹거리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상하이 사람들이 즐겨 먹는 심야 먹거리 10가지를 상하이 번디바오(本地宝)가 소개했다.

1. 배고프면 한 그릇 호로록, 얼광훈툰(耳光混沌, 만둣국)


2. 어디서나 사다 먹을 수 있는 성젠바오(生煎包, 군만두)


3. 한 그릇 마시면 속이 풀리는 시엔또우장(咸豆浆, 짠 두유)


4. 깊은 고기맛이 일품인 라로우미엔(辣肉面, 매운 소고기국수)


5. 야시장에서 빠지면 서러운 필수 먹거리 다빙(大饼), 요우탸오(油条)

6. 야식의 꽃, 꼬치구이(串串烧烤)


7. 낮이나 밤이나 중국 먹거리의 왕 훠궈(火锅, 중국식 샤브샤브)


8. 밤에만 출몰한다는 통촨루(铜川路) 자주파이(炸猪排, 돈까스)

9. 심신이 편안해지는 유부펀스탕(油豆腐粉丝汤)



10. 스트레스 날려버리는 딩시루(定西路) 해산물 바비큐(海鲜烧烤)


이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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