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메뉴

상하이방은 상하이 최대의 한인 포털사이트입니다.

[책읽는 상하이 115]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2021-08-16, 13:13:53] 상하이저널
신영복 | 돌베개 | 2018.10.30
신영복 | 돌베개 | 2018.10.30
벌써 2021년을 맞이하고도 반이 지나간다. 계절의 바뀜과 더불어 마음의 바람도 바뀌는 이 시기에 마음속에서 떠오른 책이 신영복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었다. 이 책은 거창한 말보다 저자의 글을 따라 나를 생각하면서 사색하듯이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저자가 감옥에서 20년 20일 동안 수감 생활을 하면서 가족들에게 보낸 편지를 모아 놓은 것으로, 특정한 주제가 있는 글이라기보다는 편지 하나하나가 치밀하게 쓰인 글이다.

저자는 이 글을 통해서 육체적이고 물리적인 압제에도 인간의 지니고 있는 순수한 영혼은 함부로 억누를 수 없음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또한 그 긴 시간 수감된 상황에서도 세상에 대해 따뜻하면서 깊은 애정이 담겨 있어서 글이 참 보드라웠다. 무기징역이라는 극한 환경 속에서도 항상 긍정적으로 옹골진 대나무처럼 자신의 지성을 잃지 않는 모습이 큰 감동이었다.

또한 깊은 성찰을 통해 자신을 좋은 생각들로 다져 나가는 문장 문장을 읽어 내려갈 때마다 나는 지난 시간 동안 아무 생각 없이 살았구나 하는 반성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처한 상황, 자신의 처지가 아니라 본연의 마음가짐인 것이다. 비록 그곳이 감옥이고 아무런 희망이 없는, 불빛 하나 찾아볼 수 없는 무인도에 유배되었다 할지라도 하루하루를 세상의 마지막 날처럼 애정을 가지고 살아나가는 깊은 심지가 필요함을 느끼게 된다.

우리에게 무엇보다 소중한 가족, 그리고 나에게도 소중한 하루하루이기에 함께라서 위로받고 따뜻함을 나눌 수 있는, 작고 소박한 글자 하나하나가 주는 큰 힘을 믿는 세상이 되었으면 한다.

이 책에서 제일 기억에 남는 부분으로 마무리한다. 

“없는 사람이 살기는 겨울보다 여름이 낫다고 교도소의 우리들이 없이 살기는 차라리 겨울을 택합니다. 왜냐하면 여름 징역의 열 가지 스무 가지 장점을 일시에 무색케 해버리는 여름 징역은 자기의 바로 옆 사람을 증오하게 된다는 사실입니다. 모로 누워 자야 한다는 좁은 잠자리는 옆사람을 단지 37도의 열 덩어리로만 느끼게 합니다. 이것은 옆 사람의 체온으로 추위를 이겨 나가는 겨울철의 원시적 우정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형벌 중의 형벌입니다.”

홍은혜

외국에 살다 보니 필요한 책들을 구하기가 쉽지 않아 이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자 책벼룩시장방이 위챗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그리고 2017년 9월부터 한 주도 빼놓지 않고 화요일마다 책 소개 릴레이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아이의 엄마로, 문화의 소비자로만 사는 데 머무르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온 여성들의 이야기를 상해 교민 여러분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 상하이방(http://www.shanghaiba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체의견 수 0

댓글 등록 폼

비밀로 하기

등록

가장 많이 본 뉴스

종합

  1. 中 신체 노출 우려에 사무실 CCTV..
  2. 샤오미, 첫 사망사고 발생 “기술 결..
  3. 中 연차에 대한 모든 것, 상하이시..
  4. 6월 15일 상하이 고속철 2개 노선..
  5. 눈떠보니 ‘中 국민 영웅’ 싱가포르..
  6. 中 최초의 국산 크루즈, 탑승객 연인..
  7. 中 여름방학 해외 여행 예약 시작됐다
  8. 상하이 부동산 新정책 이후 첫 연휴…..
  9. 中 반도체 시장 회복에 5월 집적회로..
  10. 순환 열차로 떠나는 장삼각 여행지

경제

  1. 샤오미, 첫 사망사고 발생 “기술 결..
  2. 中 최초의 국산 크루즈, 탑승객 연인..
  3. 中 여름방학 해외 여행 예약 시작됐다
  4. 상하이 부동산 新정책 이후 첫 연휴…..
  5. 中 반도체 시장 회복에 5월 집적회로..
  6. 中 5월 CPI 전년비 0.3%↑
  7. 샤오미 전기차 판매량 ‘뚝’…신세력..
  8. 中 70개 도시 5월 부동산 가격 공..
  9. 미국 상장 중국 온라인 교육 앱 51..
  10. 알리페이, 콘텐츠 이용자 8배 급증…..

사회

  1. 中 신체 노출 우려에 사무실 CCTV..
  2. 中 연차에 대한 모든 것, 상하이시..
  3. 6월 15일 상하이 고속철 2개 노선..
  4. 눈떠보니 ‘中 국민 영웅’ 싱가포르..
  5. “복덩이가 왔다!” 中 푸바오 첫 공..
  6. SHAMP 제17기 입학식 개최 "주..
  7. [인터뷰] “기록의 이유… 보통 사람..
  8. 지금 상하이에서 가장 핫한 곳? 바로..
  9. 중국, 호주 국민에 ‘무비자’ 입국..

문화

  1. 상하이, 단오절 맞이 민속·문화예술..
  2. 희망도서관 2024년 6월의 새 책
  3. “K-가곡, 상하이음악청에 울린다”
  4. [책읽는 상하이 242] 나인
  5. ‘상하이 호반 국제 뮤직 페스티벌’..

오피니언

  1. [독자투고] 상하이에서 TCK로 살아..
  2. [허스토리 in 상하이] You ar..
  3. [안나의 상하이 이야기 12]상하이..
  4. [무역협회] 한·중·일 협력 재개,..
  5. [허스토리 in 상하이] 여름방학
  6. [Dr.SP 칼럼] 지구온난화 속 무..
  7. [무역협회] 인도의 중국 '디커플링'..

프리미엄광고

ad

플러스업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