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정부가 부동산 관련 세금을 인하하는 정책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중국 주요 도시의 부동산 거래 건수는 점차 상승세로 접어들고 있다. 이러한 정책은 중국 내수의 경기 부양에 따른 것으로 주춤하던 중국 부동산 시장에 재차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인민은행, 대출우대금리(LPR) 인하 및 부동산 대출한도 증액
중국 인민은행(PBOC)은 10월 21일 1년 만기와 5년 만기 대출 우대금리(LPR)를 각각 3.10%와 3.60%로 낮추는 등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의 빅컷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이는 지난 9월에 발표한 중국의 종합 경기 부양책의 일환으로, 판공성(潘功胜) 중국 인민은행 총재의 기자회견 이후 금리는 각각 25bp(1bp=0.01%포인트) 인하된 것이다. 또 인민은행은 부동산 대출 시 내야 할 계약금의 최저 비율을 15%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총재는 지난 9월 24일 기자회견에 따르면 기존의 부동산 대출한도를 집값의 85% 선까지 올리겠다고 언급했다.
한편 인민은행은 부동산 시장의 원활한 거래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3000억 위안(한화 약 60조원)에 달하는 보장성 재대출 자금 지원 비율을 기존 60%에서 최대 100%까지 끌어올리는 조치를 시행했다. 보장성 재대출 자금 지원 프로그램은 인민은행이 지방 정부 산하 국유기업에 약 3000억 위안 규모의 대출을 제공해 미분양 아파트를 매입해 저소득층에게 임대하는 것이다. 판 총재는 이번 금융·부동산 지원 대책이 “경제의 안정적 성장과 고품질 성장을 위한 양호한 통화·금융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베키 류 스탠다드차타드의 중국 거시전략 책임자는 중국 정부의 이러한 조치가 예상보다 더 과감한 통화정책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내 전문가들은 중국정부의 이러한 조치가 중국 부동산 시장에 호재로 작용해 시장의 안정성을 가져다줄 것으로 보고 있다.
주요 도시의 기존 주택 구매 제한 완화
중국 정부는 주택 구매에 대한 대출우대금리(LPR)를 인하한 데 이어 중국 주요 도시 3곳의 주택 구매 규제를 완화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상하이와 광저우, 선전 등 주요 도시 3곳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교외지역에서 주택을 구매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고 발표했다.
중국 광저우 시는 9월 29일 성명을 통해 주택 구매에 대한 모든 제한을 없애겠다고 발표했다. 일례로 광저우 시는 소유 주택 수에 대한 제한조치 폐지와 주택 구매자 자격 심사를 중단했다.
중국부동산정보(CRIC)의 샤오원샤오(肖文晓) 광저우-포산 수석 분석가는 중국 정부의 이러한 조치가 “비현지인의 주택구매를 장려해 광저우 부동산 시장의 회복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상하이시와 선전시는 성명을 통해 교외지역에서의 주택 구매를 허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례로 상하이와 선전시는 교외 주택 수요를 늘리기 위해 최초 주택 구매자에 대해 최저 계약금 비율을 15%로 낮췄으며 2주택 구매희망자의 최저계약금 비율도 20%로 낮췄다.
주요 도시 주택 구매 시 취득세 인하
한편 중국 정부는 중국 주요 4개 도시에 대한 취득세를 기존 3%에서 1% 낮추고 적용 면적을 90㎡에서 140㎡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14일 중국 재정부와 주택도시농촌개발부,
국가 세무총국은 이번 달 1일부터 토지부가가치세 원천 징수의 세율 하한선을 낮추고 주택 취득세 혜택을 늘리기로 했다. 주택 취득세율은 1%의 세율을 적용받는 면적 기준을 최대 140㎡로 높였고, 이는 1주택자뿐만 아니라 2주택자에도 같은 세율이 적용된다.
비주택자의 경우 면적기준 140㎡을 초과하는 주택을 구매하는 경우 1.5%의 세율이 적용된다. 1주택자의 경우 추가적으로 주택을 구매할 때 140㎡를 초과하면 2.0%의 고정 세율을 적용받는다. 이 정책은 그동안 세금 인하 대상에서도 제외됐던 주요 4개 도시(베이징, 상하이, 선전, 광저우) 등에 대해서도 모두 적용된다.
센탈린 프로퍼디 에이전시의 장다웨이(张大伟) 수석 애널리스트는 “개정된 주택 취득세 규정이 중대형 주택을 구매하려는 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고, 또 신화통신은 “개정된 취득세 혜택을 비주택자 보다 기존 1주택자가 주택을 구매할 때 가장 많이 받을 것이며, 1선 도시의 주택 거래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요도시 부동산 주택 거래율의 증가
중국정부의 이러한 적극적인 부동산 부양 정책이 자국 내 부동산 거래율에 미친 영향은 긍정적이다. 중국 부동산 시장조사기관 중지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1월을 기준으로 전국 주택거래가격 상위 10위 목록에 베이징과 상하이가 포함됐다고 발표했다.
베이징의 경우 10월 29일 차오양구(朝阳区)가 14만 7000㎡의 ‘복합부지’를 중하이부동산(中海地产)에 약 153억 위안(한화 3조 400억원)에 매각했다. 이번 계약의 경우 베이징시가 부동산 과잉투자를 막기 위해 도입한 입찰가 상한선 제도를 폐지하기 이전에 체결돼 더 눈길을 끌고 있다.
한편 중국 부동산 거래 플랫폼인 안쥐커(安居客) 연구소에 따르면 11월 기준 상하이의 중고주택 거래 건수는 2만 7000채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중국 부동산 전문가들은 상하이의 중고 부동산 거래 수가 2021년 3월 이후 처음으로 2만 7000채를 돌파했으며 시장 수요가 활기를 띠고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2010년대 초반 중국 주요 도시들은 다주택자의 투기성 투자를 억제하기 위해 3주택 이상의 소유를 금지하는 각종 규제를 도입한 바 있다. 실제로 현지 주택 등록이 되지 않은 사람은 주요 도시 내에서의 주택 구매가 금지되었고 현지 연금 시스템에 가입하는 한에서만 주택 구매를 허용했다. 그러나 중국 주요 도시의 부동산 규제 해제는 더 많은 비현지인이 해당 지역에서 지역 주택 거래율을 향상시켰다.
향후 완화된 중국 부동산 정책이 비주택자의 주택 구매 심리를 증진하고 기존 1주택자의 구매 심리를 크게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학생기자 서형덕(난징대 국제정치학부(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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