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부터 중국 증시가 사상 최고 수준의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미국 대형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이 같은 추세에 대한 분석 및 전망을 내놓았다.
10일 재련사(财联社) 등은 골드만삭스가 9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중국 증시가 사상 가장 강력한 출발을 보였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실제 MSCK 중국 지수는 올해 연초부터 현재까지 19% 상승하면서 선진국 시장(18%), 신흥 시장(14%) 상승률을 웃돌았다. 이는 최근 저점에서 29% 상승한 수준으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세 번째 반등이자 코로나19 이후 회복세 다음으로 강한 상승세다.
이는 AI 열풍과 중국 과학기술력에 대한 긍정적 인식 전환, 전국 양회(两会·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의 성장 촉진 정책 기조 확립 등이 시장 평가 가치를 높이고 수익 기대치를 향상해 증시 상승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보고서는 이번 강세는 앞서 단기적인 급등세를 보인 지난 9월 말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강조하면서 “9월 반등은 정책 전환으로 극단적 하락 리스크를 제거하면서 실질적인 리스크 재평가로 이어진 반면, 최근 반등은 기술 돌파 및 혁신이 견인한 결과로 기업의 이익과 가치 평가에 따른 실질적인 상승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번 상승세가 단순한 유동성과 정책 기대에 따른 반등세보다 지속력이 훨씬 강할 수 있다면서 여러 지표를 근거로 중국 증시가 추가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현재 중국 헤지펀드는 신중한 속도로 포지션을 재구성하고 있고, 장기 펀드 매니저의 실투자율도 전반적으로 낮은 수준이라고 부연했다. 또, 중국 본토에서 홍콩 주식을 매수하는 투자자들은 사상 최고 속도로 홍콩 주식을 사들이고 있으며 모든 지표에서 지수 밸류에이션이 지나치게 오르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중국 증시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시사했다.
골드만삭스는 광범위한 AI 기술 도입은 향후 10년 간 중국 기업의 주당순이익(EPS)을 매년 2.5%씩 상승시킬 것이라고 예측하면서 이에 따라 중국 증시의 공정 가치는 15~20% 상승해 2000억 달러(290조 7800억원) 이상의 투자금이 중국으로 유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딥시크-R1 모델 발표 이후 MSCI 중국 지수 및 항생 테크지수는 각각 21%, 31% 증가했고 역외 과학기술주의 2025년, 2026년 예상 실적도 지난 한 달 새 2% 상향 조정됐다. 또, 춘절 이후 국내외 투자자의 펀드 포지션 및 투자 자금 흐름도 눈에 띄게 개선됐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보고서는 또한 미국과 중국 과학기술주 간 밸류에이션 프리미엄도 지난해 연초 152%에서 현재 71%까지 대폭 축소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현재 중국이 건설적인 AI 스토리를 합리적으로 반영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향후 AI 과학기술 분야의 추가 성장을 위해서는 수익성 개선이 반드시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