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메뉴

상하이방은 상하이 최대의 한인 포털사이트입니다.

[아줌마이야기] 朋友

[2012-08-22, 12:03:58] 상하이저널
“아이들 친구는 어떻게 만들어 주세요? 중국학교 보내보니 그게 제일 힘들던데….”

나도 힘들었다. 두 아이 모두 중국유치원, 중국 학교를 다니다 보니 반 엄마 사귀는 것도 반 친구 만들어주는 것도 힘이 들었다. 큰 아이가 유치원에 다닐 때는 가끔 간식도 사가고 유치원 가장회의에도 빠지지 않고 참석하면서 눈도장을 찍었다. 얼마나 열심히 다녔던지 큰아이가 따(大)반이 되었을 땐 한국학부모 대표까지 했지만 반 엄마들과 특별히 친해지지 못했다. 어울리고 있지만 부유하는 존재 같은 느낌?

학교는 더 어려웠다. 반에 드물게 한국 친구가 있다고 해도 중국학교 교과 과정이 만만치 않아 공부와 숙제, 시험을 치르면서 한 학기를 보내고 보니 큰아이의 유일한 친구는 가족이었다. 같은 동네에 사는 한국친구를 초대해 놀게 했지만 어딘가 거리감이 있었다. 학교가 다를 경우 교과 과정도 다르고 하루의 절반을 보내는 ‘학교의 환경’이 다르다 보니 아이들도 어딘가 거리감이 있었다. 보는 드라마도 다르고 놀이도 달랐다. 한동안은 혼자 또는 동생하고만 노는 아이가 외로워 보이고 이렇게 키워도 되나 고민도 되었다. 미안한 마음을 달래는 방법으로 아이와 외출을 자주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게 그나마 엄마로서 위안이 되는 정도.

큰 아이가 2학년이 되면서 친구 얘기를 했다. 같은 스쿨버스를 타고 통학을 하는 동네친구들이었다. 학년도 다르고 성별도 다르고 국적도 다르지만 아이들은 같은 스쿨버스를 타고 다니며 친해지고 있었다. 내리는 소나기에 우산을 안 갖고 나온 아이는 내 아이와 같이 우산도 씌워주고 갑자기 스쿨버스에 사고가 생겨 통학이 어려워지면 함께 차를 나눠 탈 수 있게 챙겨주면서 다른 아이의 부모와 눈인사도 나누고 말도 하게 되었다.

같은 동네이다 보니 시장에서도 만나게 되고 슈퍼에서도 만나게 되면 우린 그날 반찬 걱정도 하고 아이 숙제며 주말 보내는 얘기도 하면서 ‘엄마끼리의 공감대’를 형성하게 되었다. 아이들도 전화번호를 주고받으며 연휴에 함께 모여 곤충채집도 하고 친구네 집에 놀러 가는 약속도 했다.

이번엔 우리 집에 놀러 왔다. 갖고 놀 장난감은 스스로 준비해 오고, 식사초대에는 답례선물도 준비해 오고, 약속한 시간에 아이를 데리러 오는 상하이 엄마들의 매너에 새삼 감탄했다. 우리랑 다를 바가 없고 예의바른 한국인이기에 더욱 신경 쓴다고 인사도 전해주었다.

이번 여름방학엔 새로운 친구들과의 모임이 있었다. 바로 상하이저널 어린이 기자 체험단이었다. 아이는 커 있었다. 한국 친구들이 서로 다른 환경의 학교를 다니는 걸 보면서 자기와 다른 점이 무엇인지부터 찾아냈다. 그리곤 조심스레 친구의 다른 점에 귀 기울이고 부족한 걸 공부하고 책을 찾아 읽으며 맞춰 나갔다. 한국학교 친구들이 상식이 더 풍부하다고 느끼고 국제학교 친구들은 자신 있게 어필하는 장점이 있다고 얘기한다.

“너는 어때?”라고 물으니 친구들의 다른 점이 불편하지 않게 보인다고 말한다. 우리 딸 정말 많이 컸네.
딸 덕에 글로벌하게 다국적 엄마들과 동네 친구도 되고 함께 어린이 기자 체험단 경험도 하고 말이다. 우리 딸 고마워. 엄마도 너와 함께 성장하는 구나.

▷Betty(fish7173. blog.me)

ⓒ 상하이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플러스광고

[관련기사]

전체의견 수 0

댓글 등록 폼

비밀로 하기

등록
  • [독자투고] 상하이 포동조선족노인협회 내몽고 견학 2012.08.15
    뜻 깊은 방문, 즐거운 여행 지난 7월 6일, 상하이 포동조선족노인협회 견학팀일행은 우호관계측 요청을 받고 내몽고 출신인 류풍국 선생의 인솔하에 내몽고방문길에 올..
  • [아줌마이야기] 해후 2012.08.15
    꿈같은 일주일이 지나갔다. 뜻밖의 전화를 받은 것은 한달 전. '나야!" "누구세요?" "내 목소리 잊었어?" 짧은 시간에 머리를 굴렸다. 내가 큰 실..
  • [아줌마이야기] 백두산에 올라, 천지(天池)를 보다.. 2012.08.09
    학교 복도에서 첫만남을 가졌다. 나는 뒤늦은 둘째 아이를 1학년 A반 교실에 들여놓고서 유리창너머로 한참 교실 안의 아이의 움직임에 눈을 고정시키고 있는 중이었다..
  • [독자투고] ‘나와 나의 연변’ 2012.08.09
    연변조선족자치주성립 60주년 경축행사 열려 지난 8월 4일 연변조선족자치주성립 60주년 경축행사가 상하이철도문화궁에서 성황리에 펼쳐졌다. 연변인민출판사 상하이 지..
  • 민족무용원•조선족노인협회 중국 8.1 건군절 문예공.. 2012.08.03
    지난 7월 28일 우리 민족무용원과 룽바이 조선족노인협회에서는 민항구 신홍가도(新虹街道) 선전부(宣传部), 퉁잔부(宣传部), 무장부(武装部)에서 주최한 8.1 건..

가장 많이 본 뉴스

종합

  1. 위챗페이, 외국인 해외카드 결제 수수..
  2. 사진찍기 좋은 상하이 이색거리 5곳
  3. 中 자동차 ‘이구환신’ 정책, 업계..
  4. [교육칼럼] 한 뙈기의 땅
  5. 메이퇀 배달기사 월 평균 200만원..
  6. [신선영의 ‘상하이 주재원’] 상하이..
  7. 中 ‘금구은십’은 옛말… 중추절 신규..
  8. 상하이, 호우 경보 ‘오렌지색’으로..
  9. 샤오미도 3단 폴더블폰 출시하나… 특..
  10. 화웨이, ‘380만원’ 트리폴드폰 출..

경제

  1. 위챗페이, 외국인 해외카드 결제 수수..
  2. 中 자동차 ‘이구환신’ 정책, 업계..
  3. 메이퇀 배달기사 월 평균 200만원..
  4. 中 ‘금구은십’은 옛말… 중추절 신규..
  5. 샤오미도 3단 폴더블폰 출시하나… 특..
  6. 화웨이, ‘380만원’ 트리폴드폰 출..
  7. 벤츠, 비야디와의 합자한 전기차 ‘텅..
  8. 中 지준율 0.5%p 인하…금융시장에..
  9. 중국, 7년 만에 초전도 자성체 세계..
  10. 中 재학생 제외 청년 실업률 18.8..

사회

  1. 상하이, 호우 경보 ‘오렌지색’으로..
  2. ‘등산’에 목마른 상하이 시민들, ‘..
  3. 상하이 지하철 9개 역이름 바꾼다
  4. 레바논 ‘삐삐’ 폭발에 외국인들 ‘중..
  5. 상하이 디즈니, 암표 대책으로 입장권..

문화

  1. 제1회 ‘상하이 국제 빛과 그림자 축..
  2. [책읽는 상하이 253] 너무나 많은..
  3. "공연예술의 향연" 상하이국제예술제(..

오피니언

  1. [허스토리 in 상하이] ‘열중쉬어’..
  2. [교육칼럼] 한 뙈기의 땅
  3. [신선영의 ‘상하이 주재원’] 상하이..
  4. [교육칼럼] ‘OLD TOEFL’과..
  5. [무역협회] 중국자동차기업의 영국진출..
  6. [허스토리 in 상하이] 애들이 나에..
  7. [중국인물열전 ①] 세계가 주목하는..

프리미엄광고

ad

플러스업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