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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의 ‘자살’, 세포의 ‘희생’

[2023-08-31, 18:20:57] 상하이저널
[사진=미토콘드리아]
[사진=미토콘드리아]
미토콘드리아는 ‘세포의 발전소’라고도 불린다. 그 이유는 미토콘드리아의 사전적 정의만 보아도 이해할 수 있다. 미토콘드리아는 우리가 음식을 먹으며 흡수하는 영양분을 몸이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로 바꾸는 역할을 하는 세포 내 가장 중요한 소기관이다. 매 세포는 100개에서 많으면 1000개까지 되는 수많은 미토콘드리아를 지니고 있고, 미토콘드리아는 10억여 마리가 모여야 겨우 모래 알갱이 하나의 크기를 이룰 수 있을 만큼 작다.

지구상에 처음 출연한 생물인 미토콘드리아의 역사는 첫 생명체의 탄생 훨씬 전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이어진다. 따라서 미토콘드리아의 역사가 곧 생명의 역사라고 이야기하는 전문가들도 있지만 미토콘드리아에 관한 모든 역사가 옛날이야기인 것만은 아니다. 최근 과학자들에 의해 처음으로 밝혀진 미토콘드리아와 세포 자멸 사이의 관계, 즉 세포가 자살을 하는 현상 속 미토콘드리아의 역할에 대한 내용은 고작 20년 전에 새롭게 알려지게 된 사실이다.

‘세포 자멸’, ‘세포 예정사’

‘세포 자살’ 또는 ‘세포 자멸’의 다른 이름은 ‘세포 예정사’이다. 전문가들은 ‘세포 예정사’가 ‘오차 없이 프로그램 된 후 완벽히 통제된 과정 속에서 발생하는 잘 조절된 현상’이라고 이야기한다. ‘세포 예정사’라는 표현은 어떻게 생각할 수 있는 능력도, 감정도 갖추지 못한 세포가 자살을 결정하고 심지어는 그를 예정까지 한다는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을 갖게 한다. 

1980년도까지 과학자들은 세포 자살이 세포의 핵 속에 존재하는 유전자에 의해 집행된다고 믿었다. 이 가설은 1990년에 한 과학자에 의해 사실이 아님으로 밝혀졌고, 동시에 세포의 자살은 미토콘드리아가 조종하는 현상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여기서 더 놀라운 사실은 세포가 자살을 선택하는 이유이다. 지능도, 감정도 없는 세포가 자살을 선택하는 이유는 희생정신 때문이다. 자신의 죽음이 전체 개체에 유익하다고 판단하면 자기 자신을 희생해 개체 전체를 살리기를 선택한다. 이때 문제가 생겨 자살 하기를 거부한 세포는 암세포가 된다.

세포가 자살을 선택하는 경우는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 경우는 올챙이가 개구리로 진화하며 꼬리를 없애는 것과 같이 불필요한 부분을 떼어내기 위함이고, 두 번째 경우는 방사능, 화학 약품 감염 등으로 인해 암세포로 변할 가능성이 있는 세포가 개체 전체에 해를 끼치기 전에 스스로를 죽이기 위함이다.

자살일까 타살일까

세포 자살이 존재한다면 반대 개념인 세포 타살도 존재할까? 먼저, 세포 자살의 과정은 이러하다. 자기 스스로가 신체 시스템 전체에 더 이상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세포는 그 순간부터 더욱 적극적으로 에너지를 소모한다. 세포 자체와 그 속의 유전자는 순차적으로 분해되고, 분해를 마친 세포는 쪼그라든 모습을 하게 된다. 쪼그라든 세포를 식세포가 먹어 처리하며 세포 자살의 과정은 완전히 끝이 난다. 

이에 반해 세포 타살의 과정은 완전히 다른 모습을 한다. 세포의 타살은 보통 바깥 공격으로 인해 세포가 손상되며 더 이상 살 수 없는 상황이 되었을 때 풍선이 터지듯 세포가 한순간에 터져버리며 순식간에 이루어진다. 따라서 세포 자살은 타살과는 완벽히 다른, 철저하게 개체 전체를 위해 이루어지는 세포의 ‘희생’이다.

세포가 자살을 하고, 심지어는 그 이유가 희생정신 때문이라는 사실은 정말 놀라웠다. 우리 몸속 세포들이 몸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 기꺼이 자살을 선택하고, 이러한 세포들의 순수한 죽음이 나를 살린다는 이야기는 충격적이었지만, 개체 전체의 이익을 위해 스스로를 희생할 수 있는 모습이 멋있다고 생각했다. 

또, 세포 자살이 세포의 핵이 아닌 미토콘드리아로 인해 조종된다는 연구 결과가 밝혀진 이후, 원래는 항암 치료를 할 때에 핵을 집중적으로 관찰하고 다루었지만, 이제는 항암치료 과정에서 핵 대신 미토콘드리아를 조절하는 데에 집중한다. 이처럼 세포 자살에 대해 더욱 많은 것이 발견될수록 인류는 발전하고, 이런 예들은 우리 몸의 아주 기초적인 단위에 대한 깊은 이해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 준다.

학생기자 김서윤(SAS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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