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닝구, 상주 주민 절반이 외국인
코로나19 방역 안내문 4개 국어로 별도 제공
한국인 교민이 지역사회 방역에 직접 참여하기도
상주 주민 3만 3000명 중 1만 6500명, 50여 개 국가 및 지역에서 온 외국인이 주민 절반을 차지하는 거주지가 있다. 상하이에서 가장 많은 외국인이 거주하고 있는 창닝구(长宁区)다.
외출 제한, 지역 별 이동 제한으로 통제가 비교적 용이한 국내 타 지역에 비해 이들 지역은 외국에서 유입되는 주민을 보다 철저히 관리해야 하는 중대한 과제를 안고 있다. 코로나19 예방 및 통제, 의사소통, 효율적인 처리 방법 등 다른 거주지와는 차별되는 이들 지역만의 방역 작업에 대해 27일 상관신문(上观新闻)이 소개했다.
공식 춘절 연휴가 끝나고 상하이 다수 기업이 업무를 재개하면서 구베이 국제화원에도 출입자들을 관리하는 시스템이 시행되고 있다. 타 단지와 마찬가지로 체온을 재고 단지 출입증이나 ‘수이선마(随申码)’를 확인한 뒤 최근 방문지, 건강 상황을 체크하고 등록하는 4단계로 진행된다.
단, 단지 내 750여 명, 전체 주민의 3분의 1에 달하는 외국인들이 거주하고 있는 만큼 이들에 대한 배려가 돋보인다. 입구에는 4개국어가 가능한 외국인 직원이 상주하고 데스크에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안내 카드가 중국어, 영어, 한국어, 일본어 4가지 언어로 제작되어 비치되어 있다.
롱화 거주민 지역(荣华居民区, 구베이2기)에서도 각 동마다 중국어, 영어, 한국어, 일본어로 적힌 안내문이 부착돼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해당 지역 거주민의 45% 비중을 차지하는 한국인과 일본인에게 보다 정확한 방역 지침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아파트 관리소(物业)는 외국인 거주민들과 주민위원회 사이에서 중간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 중국인 거주민들이 문제가 생기면 바로 주민위원회에 보고하는 것과는 달리 외국인들은 관리소를 먼저 찾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일부 관리소는 외국인들이 마스크 구매 예약에 참여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외국인 거주자가 직접 지역사회 방역 작업에 동참하는 모습도 눈에 띈다. 구베이 국제화원에 거주하는 한국인 문정선 씨는 현재 롱화 거주민 지역 자원봉사자로 단지 주민위원회와 관리소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상하이 거주 20년 경력의 문 씨는 중국어에 서툰 한국인 주민에게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지침을 정확하게 전달하고 있다. 단지 관리소 직원은 “같은 한국인이 설명하기 때문에 단지 내 한국인 주민들이 더욱 친숙하게 느껴 의사소통의 효율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현재 교민들이 가장 관심 갖는 문제는 중국으로 돌아온 후 격리 관찰이 필요한 지 여부, 격리 기간 동안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해서는 안되는 지에 대한 내용”이라며 관련 정책을 한국어로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그는 “모두에게 사실 정보와 가짜 정보를 구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한 임무라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상하이에서 20년간 거주한 일본인 마리코(真理子)는 일본 가정용 소독제를 중국으로 가져와 국제화원 주민위원회에 기증했다. 정확한 사용법 숙지를 위해 그는 일본어 사용설명서를 직접 중국어로 번역해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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