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사회과학원이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에서 149개의 변이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이들 돌연변이는 크게 L아형(亚型), S아형 두 가지로 나뉘며 전파력에서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펑파이신문(澎湃新闻)은 지난 3일 중국과학원이 주관한 ‘국가과학평론(National Science Review)’에서 발표된 논문 〈SARS-CoV-2의 기원과 지속적인 진화에 대하여〉을 인용해 이 같이 보도했다.
해당 논문의 저자는 베이징대 생명과학원 바이오정보학중심) 루젠(陆剑) 연구원과 중국과학원 상하이파스퇴르 연구소 추이제(崔杰) 연구원이다.
논문은 지난해 12월 24일부터 올해 2월 5일까지 발생한 103명의 코로나19 환자의 유전자 진화 분석을 통해 코로나19 바이러스 균주에서 149개의 돌연변이가 발생했으며 대부분이 최근에 생성됐다고 밝혔다.
149개의 코로나19 돌연변이 중 101가지는 L, S 두 가지 아형으로 진화했다. 이중 L형의 비중이 70%로 높았으며 S형은 나머지 30% 비중을 차지했다.
이들 두 유형은 전파력, 중증도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결론적으로 L형의 바이러스 전파력과 치명도가 S형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논문은 밝혔다.
두 가지 아형의 차이는 구체적으로 바이러스 RNA 게놈의 28144번째에서 드러난다. L형은 T염기(류신, Leu), S형은 C염기(세린, Ser) 특성을 보인다. 다른 코로나 바이러스와 비교해 봤을 때, S형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박쥐에서 유래한 기존 코로나 바이러스와 더 큰 유사성을 보였다. 바로 이 점을 근거로 S형이 다른 아형보다 더 오래되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논문은 설명했다.
단, 전파력은 인류에 전파된 기간이 상대적으로 오래된 S형보다 L형이 더 강한 것으로 확인됐다. 바이러스 변이 중 L형 비중이 S형보다 2배 이상 높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L형은 초기 중국 우한에서 폭발적으로 확산되다 지난 1월 초부터 발생 빈도가 점차 감소하기 시작했다.
논문은 이에 대해 1월부터 본격화된 사람의 개입이 L형의 확산을 막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만약 개입이 없었다면 L형은 더욱 빠르고 강력하게 확산되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논문은 예측했다.
실제로 지난 7일 이후 발생한 확진자 중 S형과 L형의 비중 변화를 살펴보면, L형은 감소하는 반면 S형은 점차 증가세를 보였다. 이에 대해 논문은 “L형 환자의 증상이 더욱 두드러지기 때문에 인간의 간섭을 받기 더욱 쉬웠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 때문에 L형 바이러스가 선택 압력을 받아 감염 환자 수가 줄어든 것”이라 설명했다.
논문은 또한 103명의 코로나19 환자 대부분이 두 가지 유형 중 한 가지에만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단, 우한 여행력이 있는 미국 환자에게서 분리한 바이러스균에서 두 가지 유형이 혼합되어 있는 사례가 발견되기도 했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