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 11개월 분할 감면 통보에 폐업한 식당도
상가 비대위 “2~3월 임대료 일괄 면제해야”
한식당들 영업 재개를 위해 손소독제 공동 구매
지난 2일 한인타운 상가 임대료 감면 서명운동에 140명이 참여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자가 격리, 등교 연기, 영업 중단 등 교민들 고충이 커지고 있다. 특히 한인타운 한식당들의 피해는 한 두달로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 속에서 불안감만 가중되고 있다.
지난달 말 상하이시가 요식업종 업무 재개를 허가했다. 한인타운 한식당들은 손 소독제, 체온계 등 영업 요건을 갖추고 손님 맞이에 나섰다. 그러나 매장은 썰렁하고, 업주들 근심은 한가득이다.
“영업 중단 한 달 만에 문을 열었지만 마냥 좋아할 수 만은 없는 형편이다. 한인타운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한 명이라도 나온다면? 이런 최악의 시나리오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인팅루에서 한식당을 운영 중인 이 모씨는 영업을 재개했지만 코로나 방역에 대한 부담이 크다고 토로한다.
“한국 교민들은 자가 격리 중인 사람들이 많고, 외식과 외부 모임에는 아직 위축돼 있다. 중국인 고객들도 마찬가지다. 한국이 코로나 발병 위험지역이 되면서 한인타운 방문 자체를 꺼려하는 분위기다.”
풍도국제 상가의 김 모씨는 식당을 찾는 손님이 적더라도 인건비, 임대료 등을 생각하면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어 영업을 시작했다고 말한다.
춘절을 준비하며 식재료를 비축해놓은 한식당들은 연휴 시작과 함께 영업 중단 통보를 받았다. 풍도국제상가 한식당들은 2월 간간이 영업을 시작한 곳도 있었지만 배달만 하라는 통보로 1주일 정도 문을 닫기도 했다. 인팅루 빈치광장(滨琦广场), 텐러광장(天乐广场) 등도 영업중단 조치가 한 달간 이어지면서 식재료를 버려야 했고, 인건비는 어김없이 지급해야 했다. 식당 운영에 가장 부담이 큰 임대료 면제에 대해서는 아직 공식적인 통보를 받지 못한 상태다.
한인타운상가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약 250명이 SNS를 통해 코로나 위기를 함께 대응하고 있다. 상가 비대위는 최근 한국언론을 통해 홍췐루 징팅톈디(井亭天地), 징팅다샤(井亭大厦) 소유주인 징팅실업에서 두 달 임대료를 감면해준다는 소식을 접했다.
김국태 비대위 위원은 “징팅촌(井亭村)으로부터 공식적인 통보를 받지 못한 상황에서, 두 달치 임대료를 일시불로 감면해주는 것이 아닌 11개월(2월~12월)로 나눠 분할 감면하겠다는 방동(房东 집주인)들이 나오고 있다”라며 2개월 임대료 감면의 또 다른 문제점을 드러낸다.
대부분 한인타운 내 업체들은 중간 제2,3,4의 방동과 임대 계약을 맺는다. 방동 입장에서는 11개월 분할서 감면해도 결과적으로 총 감면액은 같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한식당 입장은 다르다. 영업 이익이 ‘제로’인 상태에서 월 임대료의 80%를 납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 실제 월 임대료 20만 위안에 달하는 홍신루 한 한식당은 방동의 임대료 분할 감면 통보에 폐업을 결정했다. 그 만큼 열악한 구조의 한식당에 임대료는 절박한 문제다.
이승웅 한인타운 상가 비대위 위원장은 “그간 비대위는 임대료 감면과 영업 재개를 위한 비품 공동구매에 힘을 모았다. 이제 영업 시작과 함께 한인타운 활성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고객들에게 위생 검역에 철저한 곳이라는 이미지와 ‘中国加油’가 새겨진 단체복을 입고 한중 우정을 강조하는 공동 마케팅 등으로 코로나로 인한 한인타운 상가들의 위기를 함께 극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일 상가 비대위는 ‘2~3월 2개월 100% 면제, 4~5월 50% 감면’을 주요 골자로 하는 임대료 감면 요청 서명 운동을 실시했다. 비대위는 140명이 참여한 서명 동의서를 징팅촌에 전달할 예정이다.
고수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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