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관광 성수기를 앞두고 중국 각지 관광지들이 줄줄이 실명 예약제를 폐지한다고 발표했다.
5일 조신문(潮新闻)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우한시 57개 A급 관광지 가운데 55곳이 예약제를 전면 취소했다. 베이징, 상하이, 쑤저우 내 여러 관광명소와 문화행사장도 지난달부터 실명 예약제를 폐지했다.
가장 먼저 항저우가 움직였다. 이에 앞서 항저우는 지난 4월 7일 시내 국립 박물관 52곳의 입장 예약제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항저우의 한 박물관 관계자는 “예전에는 온라인으로 사전 예약을 해야만 입장이 가능해 예약 없이 현장에 온 일부 관광객이 헛걸음하는 일이 잦았다”면서 “이제는 예약을 하지 않아도 현장에서 바로 입장할 수 있어 관광객의 일정 관리에 융통성과 자유를 더하고 관람 수요도 더 많이 충족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항저우 공수구(拱墅区)의 한 박물관을 찾은 관광객은 “아이와 함께 항저우 박물관 여러 곳을 방문했는데 도착 후 바로 입장이 가능했다”며 “사전 예약제와 신분증 스캔이 사라지니 박물관 관람이 훨씬 편리해졌다”면서 고 말했다.
다만 일부 인기 관광지는 계속 실명 예약제를 고수하고 있다. 베이징의 경우, 고궁, 국가박물관, 톈안먼 광장 등 유명 박물관, 관광지는 여전히 온라인 실명 예약을 해야만 입장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명 예약제 폐지를 모든 관광지로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업계 관계자는 “인기 관광지는 아직 실명 예약제가 필요하다”면서도 “비인기 관광지의 경우, 관광객 편의를 위해 예약제를 페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관광지의 실명 예약제는 앞서 코로나19 방역 정책의 일환으로 지난 2020년부터 전국에 빠른 속도로 확대 적용됐다. 그러나 일부 인기 관광지를 중심으로 한정된 표에 관광객이 몰리는 예약난 현상이 발생해 ‘황뉴(黄牛, 암표상)’가 등장하는 부작용이 생겼고 노인, 어린이, 외국인 관광객 등의 온라인 예약난, 예약 시스템 고장, 관광객 개인 정보 유출 등의 문제도 대두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현지 상황에 따라 실명 예약제를 취소해야 할 곳은 최대한 취소하고 실명제를 유지해야 할 곳은 반드시 남겨둬야 할 것”이라며 “상세 평가를 기반으로 한 세심한 관리가 이뤄져야 관광객에게 큰 편의를 제공할 수 있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