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또 사고를 치고 말았다. 어제 밤 늦게 일을 끝내고, (사실 어제 저녁을 너무 빨리 먹었다는 생각이 든다. ) 배가 고프기에 고기를 구워 먹고, 새벽까지 이일 저일 하다 보니 그만 새벽 3시를 훌쩍 넘기고 만 것이다.
결국 늦잠을 자고, 작은 딸 아이는 혼자 수프를 끓여 먹고 등교길에 올랐다. 혹시나 해서 후다닥 아들 방으로 뛰어 올라 가보니, 우려했던 대로 잠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더니 “아들아 지금 몇 시인 줄 아니? 어!”하는 고함에 겨우 일어났다. 그렇다! 아들과 나는 올빼미처럼 야행성이다. 밤 늦게까지 버티니 아침에 일어 나기 힘든 것은 당연하지 않은가!
내가 왜 이렇게 살까?
사실 난 요즘에서야 깨닫는다. 초등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12년을 결석 한번 안하고, 무사히(? )졸업 할 수 있었던 것은 다 어머니와 호랑이 교관이셨던 아버지 덕분이라는 것을…. 엄격하셨던 아버지는 밤 10시만 되면 내 방의 불을 끄고, 새벽 5시가 되면 어김없이 나를 깨웠다. 중학교를 입학하고, 1년이 지난 후부터 한참 한국 문학에 재미를 들인 나는 행여 아버지께 들통 날까 담요를 뒤집어 쓴 채로 책을 읽다가 새벽1시 쯤 자곤 했었다.
그래서였을까? 난 아버지가 내게 한 그 반대로 아이들에게 하고 있으니 자유가 아닌 때론 위험한 방종이 되고 있음을 서서히 느끼고 있는 요즈음이다. 물론 공부도 올바른 가치관도 중요하지만 기본 생활의 습관 역시 무시할 수 없는, 본인 삶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음을, 나는 이제서야 절절히 느끼고 있으니, 내 스스로가 나의 철없음을 반성해본다.
“늘 정직하게 살자꾸나!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포기 하지 말고, 씩씩하게 살자!”하고 아이들에게 말했던 내가 부끄럽다. 좋은 엄마는 그저 열심히 사는 내 모습을 아이들에게 보여 주면 저절로 될 것이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것만으로는 안되는가 보다. 어쩌면 나는 그 동안 엄마라는 자리를 너무 만만하게 생각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좋은 엄마, 지혜로운 엄마가 되는 길은 내게 여전히 물음표이고, 진행형인 과제이다.
“나는 과연 좋은 엄마일까? 라는 물음에 난 아직 “당연하지! 암! 그렇고 말고”라는 대답은 못하지만 그래도 난 포기 하지 않을 것이다. 이 곳 상하이에서 너무나 열심히 살아 가며, 엄마라는 자리에서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하는 많은 이들에게 외쳐본다.
“우리 다같이 힘내요! 오늘 하루도 지아요우(加油)!”라고…….
▷진리앤(truthann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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