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는듯한 무더위, 평일 오전임에도 불구하고 상하이수청(上海书城)을 찾는 사람들은 셀 수가 없을 정도로 많다. 나 역시 그 사람들 중의 일부였지만 엄청나게 많은 사람수에 깜짝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곳 상하이수청은 상하이에서 내로라하는 서점들 중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그에 걸맞게 엄청난 종류와 수량의 서적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총 7층으로 구성된 이 서점은 각 층별로 다양한 분야의 책과 기타 품목을 전시 및 판매를 하고 있다.
이 서점을 방문한 이유는 과연 이 서점이 얼마나 많은 종류와 수의 한국소설을 보유하고 있는지를 알기 위함이었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기대이하였다. 큰 규모의 서점이어서 다양한 한국서적을 접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았다. 외국문학서적코너에서는 주로 영어권 나라의 서적들과 일본서적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한국서적은 쉽게 찾을 수 없었다. 그나마 일한소설(日韩小说)코너에서 작가 귀여니가 쓴 인터넷소설을 볼 수 있었다. 한국의 고전문학이나 여러 작가들의 수필도 없었다. 어린이들이 좋아할만한 한국만화도 이원복씨가 쓴 ‘먼나라 이웃나라’밖에 없었다.
다행히 한국어 공부를 위한 한국어문제집과 사전은 충분히 비치돼있었다. 한국에 호감과 호기심을 가지고 한국을 공부하려는 중국인이 늘어나고 있다는게 사실인 것 같다.
와이원수뎬(外文书店)이란 서점도 들러보았다. 규모는 상하이수청보다 작았지만 상하이에서 상당히 유명한 서점이다. 주로 영어권 나라와 일본서적들을 취급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1층부터 4층까지 한국서적을 찾아보기로 했다. 결과는 찾지 못했다 이다. 한 권도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그 많은 서적들 중에서 한국서적이 차지하는 비중은 미약했다.
한국이 아닌 곳에서 많은 한국서적을 접하기 힘든 것이 분명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다른 나라의 서적들에 비해 한국서적이 종류가 한정돼있고 그 수도 다른 나라의 것들보다 한참 밑돌고 있다는 사실이 좋지만은 않다.
▷김필석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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