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갈 혐의로 체포…누리꾼 석방 요구 봇물
"관리들을 파멸로 내몬 요부(妖婦)인가, 로비 도구로 이용된 희생양에 불과한가?"
중국에서는 최근 '지퍼 게이트'로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에게 최대의 정치적 위기를 안겼던 모니카 르윈스키 이상으로 유명해진 여성이 있다.
충칭직할시의 시장급 고위 관리 6명과 국영 기업 책임자 5명의 목이 일거에 날아가는 데 결정적 `기여'를 한 자오훙샤(趙紅霞·31)가 바로 논란의 여주인공이다.
31일 치루완바오(齊魯晩報) 등에 따르면 자오훙샤는 내연 관계이던 충칭 사업가인 샤오예(肖燁)의 지시로 고위 관리들에게 접근했다.
빼어난 미모의 그녀는 관리들과 자연스럽게 관계를 발전시키고 나서 호텔방에서 성관계를 갖고 샤오예의 지시대로 그 장면을 몰래 설치해 둔 카메라로 찍었다.
샤오예는 확실한 증거 동영상을 확보한 뒤 자오훙샤가 관리들과 다시 호텔방에 들어가 성관계를 가질 때 현장을 급습, 약점을 잡고 사업 상의 이권을 요구했다.
2008~2009년 덫에 걸려든 충칭시 고위 관리와 국영 기업 간부들은 현재까지 확인된 것만 11명에 달한다.
여기에는 베이베이구 당 서기 레이정푸(雷政富), 지우룽퍼구 당서기 펑즈융(彭智勇), 창서우구 구장 한수밍(韓樹明)를 비롯한 시장급 관리 5명과 충칭전기지주회사 이사장 셰화쥔(謝華駿) 등 주요 국영기업 최고 책임자 5명이 포함됐다.
자오훙샤와 동침한 사실이 알려진 이들 11명은 최근 모두 공직에서 쫓겨나 추가 부패 혐의에 대한 조사를 받고 있다.
충칭시 고위 관리들의 난잡한 성 추문은 줄곧 비밀에 부쳐져 왔다. 그러다가 작년 12월 한 누리꾼이 공안 내부 관계자로부터 성관계 동영상을 구해 인터넷에 올린 것을 계기로 물 위로 올라왔다.
충칭시 공안은 원래 2009년 관리들을 공갈·협박한 샤오예를 붙잡으면서 사건 전모를 파악하고 동영상까지 확보했다.
그러나 당시 공안국장이던 왕리쥔(王立軍)은 사건을 덮기로 했고, 연루된 관리들은 최근 이 문제가 다시 불거질 때까지 아무런 불이익도 받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충칭시 공안은 최근 공갈·협박 혐의로 자오훙샤를 붙잡아 구속했다.
자오훙샤는 이미 결혼해 한 살짜리 아이를 낳고 평범한 주부로 살고 있었다.
그녀가 선임한 변호사 장즈융(張智勇)은 자우훙샤가 당시 연인 관계이던 샤오예가 사업이 어렵다고 부탁을 해와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라면서 선처를 호소했다.
중국 인터넷에서는 자오훙샤에 대한 동정론이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도구'에 불과했던 그녀를 처벌하는 것은 관료 사회의 보복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난 여론도 쏟아졌다.
누리꾼 '우메'는 큐큐닷컴 게시판에서 "반부패 영웅을 붙잡는다는 게 말이 되는가"라고 반문하면서 "오히려 중앙기율검사위원회가 그녀에게 월급을 줘야 할 판"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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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왕서방같이 생겼네요. 점좀 빼지.. ㅉ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