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화 연회 금지·공무원 금주령소비량 급감에 가격 30% 내려
시진핑(習近平) 중국공산당 총서기의 호화 연회 금지령에도 불구하고 고가정책을 고집하던 중국 최고 인기 명주(名酒) 마오타이(茅台ㆍ사진)가 소비량이 급감하자 가격을 내리며 무릎을 꿇었다.
신화통신은 5일 "최근 중앙정부의 호화 연회 등이 대폭 줄면서 마오타이를 비롯한 명주의 소비가 크게 감소했다"며 "명주의 가격도 20~30% 하락했다"고 전했다.
상하이(上海)의 전문점에선 정가 1,519위안(약 26만5,000원)의 마오타이가 실제로는 1,360위안(약 23만7,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 술은 1년 전만 하더라도 2,200위안(약 38만4,000원)에도 구하기 힘들었다. 또 다른 명주 우랑예(五粮液)도 백화점 정가는 1,109위안(약 19만3,000원)이나 900위안(약 15만7,000원)도 안 되는 할인가에 팔리고 있다.
지난해 12월 시 총서기는 허례허식과 사치풍조를 없애기 위한 8대 업무 관행(作風)을 발표, 호화 연회에서 고급 술을 소비하고 행사장을 과도하게 꾸미는 것 등을 금지했다. 이후 군부와 각 지방 정부에선 사실상의 군인ㆍ공무원 금주령을 내렸다. 공무원이 가장 선호하는 마오타이와 우량예의 판매량이 급감하자 일부 판매상은 소매가를 낮췄고, 이에 맞서 마오타이 제조사인 구이저우마오타이(貴州茅台)는 마오타이를 싸게 판 유통상 6곳에 물량 공급 제한 등의 조치를 취하는 등 고가 정책을 유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써 왔다.
콧대높은 명주들이 결국 가격을 낮추게 된 것은 판매량이 지역별로 30~90% 하락한 데다가 앞으로도 이를 회복하기 힘든 상황인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국 후룬(胡潤)연구소가 최근 조사한 올해 중국 사치품 소비조사 보고서에서 마오타이의 선물 선호도는 지난해 5위에서 13위로 떨어졌다.
기사 저작권 ⓒ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