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접경한 중국 지린성이 지난 1990년대부터 시행한 야생동물 사냥 금지 규정이 뚜렷한 성과를 내 중국에서 모범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고 법제일보(法制日報)가 8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지린성 인민대표회의는 1996년 지방입법 형식으로 육상 야생동물에 대한 사냥을 전면 금지하는 규정을 만들고 지난 17년간 야생동물 개체 수 회복과 서식지 보호에 주력했다.
중국에는 야생동물보호법이 있지만 국가중점보호동물로 지정되지 않은 야생동물은 이 법률의 보호를 받지 못해 지린성이 중국 지방정부 가운데 최초로 야생동물 보호 규정을 따로 마련한 것이다.
백두산(중국명 창바이산·長白山)을 끼고 있는 지린성은 총 445종의 육상야생동물이 서식해 중국 내에서도 생물 다양성이 매우 풍부한 지역으로 분류된다.
이 중 백두산 호랑이, 표범, 꽃사슴, 시베리아 흰두루미, 들칠면조 등 76종은 국가중점보호동물로 지정돼 있다.
신문은 1990년대 말까지도 경제적 가치가 높은 지린성의 야생동물이 밀렵꾼들의 집중 표적이 돼 멸종 위기에 직면했지만 최근에는 개체 수가 빠르게 회복되고 서식지도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지린성에서 야생 백두산 호랑이는 1950년대에 100마리가량이 서식했으나 1990년대 말 7~9마리로 줄었고 표범, 꽃사슴, 검은담비, 스라소니 등은 1990년대에 거의 자취를 감췄다.
지린성이 야생동물 사냥을 금지한 뒤 최근 10년간 야생동물 개체 수 변화를 조사한 결과 들꿩은 4배, 만주토끼는 배가 늘었고 멧돼지와 노루는 각각 80%, 77%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베리아 흰두루미는 1990년대 300여마리에서 현재 3천300여마리로 늘어나 전 세계 개체 수의 90%를 넘어섰고, 흑두루미도 사냥 금지 이전보다 3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지린성 인민대표회의는 애초 5년간 시행하기로 정한 야생동물 사냥 금지 규정의 한시 조항을 없앴으며 밀렵 단속은 물론 야생동물 보호법규와 관련 지식을 홍보하는 사업에도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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