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최근 정부 청사 신축 금지령을 내리는 등 호화 청사에 대한 규제에 나서자 지방 청사들이 '서비스 센터' 등으로 이름을 바꾸며 몸을 사리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13일 신화통신을 인용해 호화 지방 청사들의 '눈속임' 실태를 전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안후이(安徽)와 장쑤(江蘇), 후베이(湖北)성에서는 최근 정부 청사들이 최근 속속 이름을 바꾸고 있다.
이들 건물은 호화 청사에 대한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을 피하기 위해 '비즈니스 센터', '통합서비스빌딩', '시민서비스 센터'라는 이름을 내걸었다.
장쑤성의 한 정부 소유 전력회사 건물은 '발송 센터'로, 공안 당국 건물은 '기술 조사 센터'로 이름을 바꿨고 후베이성에서도 역시 정부 인사부서와 공안부서 건물들이 위장 이름을 쓰고 있다.
안후이성의 한 현(縣) 청사는 아예 건물 바깥에 눈에 띄는 모든 표시를 없애는 바람에 이 건물이 현 청사인지도 모르는 지역민도 있다고 통신은 지적했다.
정부 청사들의 이름 바꾸기는 호화 정부 건물에 대한 당국의 반감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중국 당국은 그동안 서양의 궁전을 본뜬 화려한 정부 청사들이 우후죽순처럼 들어서면서 '부패와 혈세 낭비의 상징'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자 지난달 24일 앞으로 5년 동안 정부 청사의 신축을 금하는 명령을 내리고 호화 청사에 대한 규제에 들어갔다.
그러나 호화 정부 청사들은 이름만 '소박하게' 바꿨을 뿐 내부에서는 호화 구내식당을 만드는 등 외관 대신 내부 치장에 열을 올리고 있어 '눈 가리고 아웅'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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