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병 3개국 모두 西아프리카 국가… 대도시에 환자 집중 ‘전염공포’ 커져
감염 美의사 본국 후송… 美도 불안감
최근 에볼라 바이러스가 세계보건기구(WHO) 조사팀의 예상을 뛰어넘는 지역으로 이동한 것으로 밝혀졌다. 전문가들도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지역에 ‘치사율 90%’의 바이러스가 출현하면서 공포감도 급속하게 번지고 있다.
WHO가 최근 발표한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아프리카 중동부와 시골’에 집중됐던 이 바이러스의 발생 지역이 ‘서부와 도시’로 옮겨졌다. 올해 에볼라 바이러스는 서아프리카에서 처음 발생했다. 2월 기니에서 첫 감염자가 보고됐고 라이베리아와 시에라리온으로 확산됐다. 모두 서아프리카 국가다.
서아프리카 국가 중 1994년 코트디부아르에서 감염자가 1명 나오긴 했지만 당시 감염자는 살아남았다. 이 바이러스는 1976년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처음 발생한 이래 수단 우간다 콩고 가봉 등 아프리카 중동부에서 집중 출현했다. 이번에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에볼라가 발생한 것은 전문가들도 예측하기 힘들었다는 것이다.
라이베리아의 몬로비아와 시에라리온의 프리타운 등 대도시에서 환자가 대거 발생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1976년 수단과 콩고의 시골마을 주민과 의료진 397명이 숨지는 등 에볼라 바이러스는 주로 시골에서 발생했다. 최근 주요 발병 지역은 인구의 유입과 이동이 많은 도시로, 전염병이 빠르게 창궐할 수 있다.
WHO는 “전염 사례가 시골과 도시 모두 확인되고 있다”며 “전문가를 더 많이 현장에 배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마거릿 챈 WHO 사무총장은 “6일 긴급위원회를 소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러시아도 자국 바이러스 전문가들을 기니로 파견했다고 러시아 보건부가 2일 밝혔다.
기니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은 이미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들 국가는 바이러스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각국의 국경과 인접한 바이러스 진원지를 격리 구역으로 설정했다.
라이베리아에서 에볼라 환자를 치료하다 감염된 미국인 의사 켄트 브랜틀리 씨가 2일(현지 시간) 본국으로 이송되면서 미국에서도 이 바이러스로 인한 불안감이 퍼지고 있다. 또 다른 감염자 낸시 라이트볼 씨도 며칠 내 미국으로 이송될 예정이다.
기사 저작권 ⓒ 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