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협약 개선 주도·약탈 문화재 반환 여론 조성"
중국 정부가 과거 열강들이 약탈하거나 도굴, 밀수 등을 통해 해외로 빼돌려진 자국 문화재에 대한 환수 활동을 강화하기로 했다.
중국 문화부 부부장인 리샤오제(勵小捷) 국가문물국장은 9일 간쑤(甘肅)성 둔황(敦煌)에서 개막한 제4회 문화재반환국제전문가회의에 참석해 "청나라 말기부터 일제 침략기에 걸쳐 열강들이 중국에서 약탈했거나 이후 도굴, 절도를 통해 외국으로 나간 문화재들을 적극적으로 되찾겠다"고 밝혔다고 인민일보(人民日報)가 10일 보도했다.
중국이 문화재 반환을 주제로 한 국제회의를 자국에서 개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리 국장은 "정상적인 교역루트를 통해 반출된 문화재는 중국 정부의 반환 요구 대상이 아니다"면서 "각국 대표와 전문가들이 중국에 모여 기존 국제협약의 개선 방안을 논의하고 문화재 불법거래의 근절 대책을 논의하는 것은 매우 큰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리 국장은 현재 국제사회에는 유네스코가 1970년 채택한 '문화재의 불법 반출입 및 소유권 양도의 금지와 그 예방 수단에 관한 국제협약'이 있지만 협약 가입국의 자발적인 행위에만 의존하는 탓에 그 효력이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해당 국제협약은 소급력이 없이 과거 역사상의 불법적인 문화재 약탈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았다.
리 국장은 "중국은 유출 문화재 환수를 위해 앞으로 국제협약 개선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홍보를 통한 국제여론 조성에도 노력할 것"이라며 "이번에 관련 국제회의를 중국에서 개최한 것도 국제사회에 중국의 이런 의지를 표명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1860년 2차 아편전쟁 당시 프랑스에 약탈 당한 국보급 문화재인 원명원(圓明園)의 십이지신(十二支神) 머리모양 청동상 가운데 2개가 지난해 반환되면서 유출 문화재 환수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고조됐다.
열강들의 침략 시기에 많은 문화재를 빼앗긴 중국은 미국을 비롯한 18개국과 문화재 불법 반출입 방지 및 반환 촉진을 위한 정부 간 협약을 맺고 문화재를 돌려받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 도난 당한 증거가 확실한 문화재의 경우 해당 국가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는 방법으로 영국, 미국, 덴마크 등지에서 다수의 문화재를 되찾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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