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중국 근로자들의 작업환경이 매우 열악해 직업병과 안전사고로 인한 직.간접 손실 규모가 연간 2천억위안(약 23조9천200억원)에 이른다고 영자신문 상하이 데일리가 31일 보도했다.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의 리타오(李濤) 직업위생.중독통제소장은 "직업병과 안전사고로 인한 직접 손실액은 1천억위안이며, 간접 손실액을 포함할 경우 그 규모가 두 배로 증가해 2천억위안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리 소장은 "직업병이 사회안정을 위협하는 심각한 공공위생 문제로 등장했다"며 "도시로 이주한 노동자들의 건강에 대해 공공의 관심을 높이고, 특히 중.소기업들의 작업환경에 대한 감시를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각 지방정부는 그동안 경제성장 위주의 정책을 추진함에 따라 직업병과 안전사고 대책마련에 소홀했으며, 이로 인해 노동자들의 작업환경에 관한 감독과 법률이 미미한 상태라고 상하이 데일리는 전했다.
리 소장은 "많은 프로젝트들이 직업병을 일으킬 가능성에 대한 평가 없이 진행됐고, 투자 유치를 위해 작업환경과 관련한 요구조건들이 낮게 제시됐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유해물질을 다루는 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을 위해 전국 각 지역에 26개 직업병 연구기구들을 운영하고 있지만, 저수익 산업분야나 지방 소도시 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은 이들 시설을 이용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농촌 출신으로 도시로 이주해 육체노동 등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농민공(農民工)'들은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건설현장 등 일거리를 찾아 자주 이주하기 때문에 직업병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시설을 이용하기가 더욱 어려워 높은 직업병 위험에 노출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