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중국 대형 종합기업인 중신(中信)그룹이 미국 칼라일그룹과 공동으로 맥도날드 중국 법인을 20억 8000만 달러(2조 5000억원)에 인수하기로 밝혔다. 이로써 중신그룹은 맥도날드 중국 법인의 52%, 칼라일그룹은 28% 지분을 가지게 된다.
참고소식망(参考消息网)은 10일 해외 매체의 보도를 인용해 맥도날드 중국법인의 매각 소식을 알렸다.
중신그룹과 칼라일그룹은 지난 9일 공동 보도자료를 통해 중국 내 맥도날드의 더 나은 서비스를 위해 기존 체제에 대대적인 업그레이드를 가할 것이며 3,4선 도시에 집중적으로 새 지점을 오픈해 5년 이내에 1500개 매장을 늘릴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맥도날드는 지난해 5월 2018년 말까지 4000개 매장을 직영이 아닌 프랜차이즈 매장으로 돌려 장기적으로 그 비율을 95%로 늘릴 것이라 말한 바 있다. 이번 매각으로 중국 대륙 및 홍콩에 있는 직영점 중 1750곳이 프랜차이즈 매장이 된다.
이는 실적 악화를 겪고 있는 맥도날드가 중국 사업에서 한 발 물러나 기존 매장의 로열티만 받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실제로 맥도날드의 중국 패스트푸드 시장 점유율은 점점 떨어지고 있는 추세이며 지난해 3분기 맥도날드 순이익은 전년도 동기 대비 3% 감소하기도 했다.
현지 누리꾼들은 “앞으로 맥도날드에서 짜장면을 먹을 수도 있겠다”, “맥도날드에서 또우장(豆浆, 두유) 먹을 날을 기대한다”, “미국 거인이 드디어 중국 국유기업으로 변신하는구나”며 맥도날드의 ‘본토화’를 기대하는 반응을 보였다.
일부 누리꾼은 “중국 현지 기업에 인수된 후 품질, 위생 문제가 터지면 결국 중국이 맥도날드를 망쳤다는 말이 나올 것”이라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또한 “맥도날드 실적이 점점 악화되는 상황에 매입하는 건 지혜롭지 못한 처사”, “돈은 맥도날드가 벌고 뒤치다꺼리는 중국이 하는구나”라며 매입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