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열, 기침, 인후통… 환절기 호흡기 감염병으로 환자들이 몰리면서 중국 다수 지역의 병원이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30일 중신망(中新网)에 따르면, 최근 마이코플라즈마 폐렴, 독감, 코로나19 등 동시 유행으로 병원 응급실 환자가 급증해 일부 병원은 응급실 대기 시간이 5~6시간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중국 각지 여러 병원의 소아과 응급실, 발열 클리닉, 수액실 등이 환자로 가득한 상황이다. 병원을 찾은 환자 대다수는 어린이 환자로 최근 중국 전역을 강타하고 있는 마이코플라즈마 폐렴 외에도 독감, 코로나19 바이러스, 아데노바이러스, 폐렴 연쇄상구균 감염 등 다양한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24일 오후 열흘간 기침이 지속된 아이를 데리고 베이징 아동병원을 찾은 샤오(邵) 씨는 “점심에 채혈 창구에 도착했을 때 바깥에 이미 긴 줄이 늘어져 있는 상태로 번호표에는 앞에 대기자가 95명이라고 적혀 있었다”고 말했다.
18일 오후 베이징 수도소아과연구소 부속 병원을 찾은 타오(桃) 씨도 병원에 넘치는 환자들로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가 응급실 접수를 한 당시 대기 번호는 900여 번으로 약 수령 창구, 수납 창구 앞 모두 인산인해를 이뤘다고 전했다.
타오 씨는 “유치원 중반(中班)인 5세 아이가 약을 먹어도 기침이 그치질 않아 다시 병원을 찾게 됐다”면서 “현재 같은 반 아이들 24명 중 절반이 등원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남부 지역 병원도 비슷한 상황이다. 루홍저우(卢洪洲) 국가감염성질병 임상의학연구중심 주임 겸 선전시 제3인민병원 원장은 “우리 병원의 발열, 기침 증상 환자의 진료 상황을 분석한 결과, 최근 보름간 발열 클리닉 환자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나이 어릴수록 동시 감염 위험 커”
마이코플라즈마 폐렴 유행의 기세가 꺾이기도 전에 독감 유행이 고개를 들고 있다. 중국질병통제센터가 9일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전국 모니터링병원(哨点医院)의 독감 환자 비율은 35번째 주 3.4%에서 38번째 주 4.6%까지 증가했다.
중국 국가인플루엔자센터의 주간 모니터링 데이터에 따르면, 10월 15일까지 일부 남부 지역에서 독감 바이러스 양성률이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앞서 중국질병통제센터는 ‘중국 독감 백신 예방 접종 기술 지침(2023~2024)’에서 중국은 올해 겨울, 내년 봄 독감 등 여러 호흡기 전염병의 동시 감염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실제로 최근 중국 현지 SNS에는 베이징, 상하이, 광동, 장쑤 등에서 신종플루, 세균 감염 등의 경험담이 다수 전해지고 있다.
루홍저우는 “국경절 이후 병원을 찾은 환자의 호흡기 핵산검사 결과,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이 34.3%로 가장 많았고 A형 독감(12.17%), B형 독감(5.79%), 아데노바이러스(2.76%), RSV(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2.03%)가 그 뒤를 이었다.
그는 “아데노바이러스와 폐렴 연쇄상구균은 마이코플라즈마 폐렴과 동시 감염될 수 있으며 연령이 낮을수록 그 위험이 더 높아진다”면서 “기존 호흡기 질병에 마이코플라즈마 감염이 겹쳐지면 환자의 증상이 크게 악화될 수 있으므로 보호자는 경계심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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