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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협회] 한국의 對中 무역적자, 지정학적 변화 반영

[2024-02-27, 14:50:31] 상하이저널
[금주의 논평(论评) 전문 번역]
项昊宇:韩中贸易逆差折射地缘经济变局  
(环球时报(2024. 2.18.) 

최근, 한국의 對中 경제·무역 관계 관련 중요 데이터의 변화는 한국에서 광범위한 관심을 받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2023년 중국의 한국 수입액은 1,625억 달러로 전년 대비 18.8% 급감해 한·중 수교 31년 만에 처음으로 180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중국은 오랫동안 한국의 최대 무역 흑자 국가였으며, 2018년의 경우 한국 대외 무역 흑자 중 80%가 중국에서 발생한 바 있다. 최근, 단기간에 이렇게 급격한 변화가 일어난 것은 내외부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다. 

첫 번째는 한·중 무역구조의 변화이다. 중국 산업구조가 빠르게 고도화되면서 한국의 전자, 기계, 자동차 등 비교 우위 산업의 중국 내 경쟁력이 하락했다. 일부 중간재 및 최종재는 중국 시장에서 밀려났고, 오히려 한국 전기차 산업에서 중국의 배터리 원료 및 중간재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올라갔다. 한국의 對中 중간재 수출 및 중국 공장에서 가공 후 전 세계에 수출하는 국제 분업 모델이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석유화학과 철강 등 對中 주력 수출품목이 위축되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한국의 對中 무역 추세가 급반전된 것이다. 

두 번째는 지정학적 요인의 변화이다. 미국의 리쇼어링과 對中 기술제재 정책 속에서 한국의 양대 주력 산업인 반도체와 자동차 산업은 미국과 중국이라는 세계 양대 시장 사이에서 어려운 선택에 직면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한국의 주력 수출 분야인 메모리 반도체 산업은 산업 사이클과 해외 수요 약화의 영향으로 對中 수출이 14개월 연속 감소하면서 對中 무역적자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고 있다. 

한국은 수출주도형 선진국으로, 해외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글로벌 경제의 '카나리아*'라고도 불리며, 한국의 수출입 데이터는 세계 경제의 온도를 가늠하는 '온도계'이다. 지난해 말 이후 반도체 수출이 주춤한 가운데 올해 1월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글로벌 경제가 개선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단기적 호조만으로 한·중 무역구조 변화의 장기적 추세를 되돌리기는 어려울 것이다. 게다가 지정학적 갈등이 심화되면서 '지정학적 경제'는 글로벌 경제·무역 관계의 판도를 재편하고 있다. 

* 카나리아: 애완용 앵무새의 한 품종. 과거 광부들이 유해가스를 감지하기 위해 일산화탄소 등 유해가스에 유독 민감한 카나리아 새장을 들고 들어가 카나리아의 이상행동을 보고 탈출 신호로 삼았음

소위 '지정학적 경제'는 단순히 지리적 측면의 경제 관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무역 측면에서 지정학의 투영, 즉 국제 정치 현실에 입각한 세계 경제 상황을 해석하는 것으로 바라봐야 한다. '지정학적 경제'의 세 가지 특징을 정리해보면 첫째, 지정학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전례 없이 증가했다. 우·러 전쟁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은 세계 에너지 공급망을 뒤흔들었고 홍해 위기는 세계 무역 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는 각국이 대외 경제 및 무역 협력을 수행할 때의 최우선 고려 사항이 되었다. 둘째, 미국의 패권 경쟁과 '집단대항(集團對抗)*'의 배경 속에 경제·무역 문제는 점점 더 정치화되고 심지어 무기화되었으며, 보호주의가 만연하게 되어 글로벌화가 심각한 도전에 직면하게 되었다. 이념적 선호도에 기반한 우호 국가 위주의 아웃소싱이든, 유연한 공급체인 논리에 기반한 근접 국가 위주의 아웃소싱이든 모두 산업 논리를 심각하게 변화시키고 글로벌 생산 및 공급체인의 조정을 야기하고 있다. 셋째, 미국이 동맹국을 끌어들여 '소원고장(小院高墙)**'으로 중국에 대한 '디리스킹'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주요 선진국들은 중국에 대한 산업의 기술적 우위를 유지해야 하는 능동적 필요성 때문이든, 미국의 유인책에 의한 수동적 대응이든, 모두 중국에 대한 경제·무역 관계의 위치를 재조정해야 하는 어려운 선택에 직면하게 되었다. 

* 집단대항(集團對抗): 미국이 여러 국가와의 협력(동맹국, NATO, CHIP4 등)을 통해 중국에 대한 압박을 가하는 것에 대해 중국 언론과 관영 매체에서 주로 해당 표현을 사용
** 소원고장 (小院高墙, small-yard, high-fence): 핵심 기술은 동맹국 중심의 마당(小院) 내 통제하고, 높은 장벽(高墙)으로 경쟁자들이 미국과 동맹국의 기술과 안보를 위협하지 못하게 경계해야 한다는 전략

이러한 지정학적 상황은 2023년부터 중국의 대외 무역 데이터에 반영되었다. 중국은 여전히 세계 최대 상품 교역국이지만 수출입은 이미 유럽, 미국, 일본, 한국과 같은 선진국과의 무역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러시아, 브라질, 아세안, 인도 및 기타 신흥 경제국과의 무역은 강력한 성장 모멘텀을 유지하고 있으며 특히 '일대일로' 협력 국가와의 무역 성장세가 뚜렷하다. 

중국의 입장에서 무역 대상의 '동승서강(東升西降)*' 국면은 중국 산업 수준의 향상, 무역 파트너 및 범주의 다양화, 무역 구조의 균형의 지표이며 모두 중국 경제의 질적 발전의 징후이다. 이는 특히 전기차, 리튬전지, 태양광 산업에서 두드러진다. 현재 중국은 세계 제1의 자동차 수출국이 되었고, 조선업 완공량 및 수주량이 세계 1위를 달리고 있으며, 중국 자체 브랜드의 수출 증가가 뚜렷하다. 모두 'Made in China'의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 동승서강(東升西降): 동쪽은 뜨고 서쪽은 진다. 본문에서는 신흥 경제국들이 증가하고, 서방 선진국들이 감소하는 추세를 의미

비록 한·중 양국이 현재 지정학적 충돌의 '태풍의 눈'에 위치하고 있지는 않지만, 최대 상품 교역국인 중국과 글로벌 경제의 '카나리아'인 한국의 무역구조의 변화는 우리에게 전 세계의 지정학적 경제의 변화 추세를 이해하는 의미 있는 지표다. 2023년, 한국은 미국, 일본에 이은 중국의 3대 무역 상대국이다. 또한 중국은 여전히 한국의 최대 무역 파트너이며, 한국의 수출입 총액에서 중국과의 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22.59%에 달한다. 이 수치만 보면 위에서 언급했던 구조적 변화를 감지할 수 없겠지만, 중국과 한국의 경제적 상호의존성이 전례 없는 지정학적 리스크에 의해 침식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한국은 중국 시장에서의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과 미국發 '탈중국화' 압력으로 인해, 對中 경제·무역 관계가 진퇴양난에 빠져들고 있다. 한국의 이러한 현상은 향후 일본과 유럽 국가들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중국의 거대한 내수 시장은 대체 불가능하다. 따라서 한국과 같은 수출주도형 선진국은 '넥스트 차이나'를 찾기보다는 중국에서의 성장 기회를 적극적으로 포용해야 한다. 2023년 중국은 5조 위안 이상의 벌크 상품, 약 3조 위안의 전자 부품 및 약 2조 위안의 소비재를 수입했으며 이는 중국 시장이 모든 국가의 기업에 큰 비즈니스 기회임을 의미한다. 지난해 11월 제6회 수입박람회에는 미국, 일본, 한국의 참가기업이 모두 200개를 넘으며 가장 많은 수를 기록했다. 한국의 국제무역 전문가는 "한국 수출업계가 중국 내수시장을 겨냥해 더 경쟁력 있는 상품을 내놓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지정학적 리스크는 경제·무역 협력의 리스크 관리 우선순위를 바꿀 수는 있겠지만 상호의존적인 글로벌 경제의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반전시킬 수는 없다. '지정학적 경제'의 시대에는 한 수 앞을 내다보는 '선제 공격'이 디리스킹과 같은 '수동적 수비'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무역협회 상하이지부
-저자: 項昊宇(중국 국제문제연구원 아시아태평양연구소 초빙연구원)

※'금주의 논평 전문 번역'은 무역협회•본사 편집진의 의견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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