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은행이 사실상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을 내린 지 사흘 만에 5대 국유은행이 예금 금리를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25일 차이신(财新)에 따르면, 중국은행, 농업은행, 공상은행, 건설은행, 교통은행 등 5대 은행은 25일 보통예금 금리를 0.05% 포인트 인하한 0.15%로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중국 주요 은행이 단체로 예금 금리를 인하한다고 나선 것은 올해 들어 처음으로 지난 2022년 예금 금리 시장화 조정 메커니즘 도입 이후 다섯 번째다.
공지에 따르면, 5대 국유 은행의 협정 및 1년 만기 이하 정기예금 금리는 0.1% 포인트 하락했다. 조정 후 협정 예금, 1일물/7일물 공시 예금 금리는 각각 0.6%, 0.15/0.7%로 인하됐으며 3개월, 6개월,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각각 1.05%, 1.25%, 1.35%로 낮아졌다.
2년 만기 이상 정기예금 금리는 가장 큰 폭인 0.2% 포인트 인하했다. 이에 따라 2년, 3년, 5년 만기 예금 금리는 각각 1.45%, 1.75%, 1.8%로 조정됐다.
우정은행도 5대 국유은행과 같은 폭으로 금리를 낮췄다. 다만 기존 6개월,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5대 은행보다 높아 조정 후에도 각각 1.26%, 1.38%로 5대 은행보다 소폭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인민은행 관계자는 “이번 중국 주요 은행들이 자발적으로 금리를 인하한 것은 1년 만기 LPR 인하와 국채 수익률 등 시장 금리 흐름에 따른 결정으로 예금 금리의 시장화가 더 잘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예금 금리 조정 및 최적화는 은행의 부채 비용을 안정시키고 금융의 실물 경제 지원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데 유리하다”면서 “최근 은행은 실물 경제를 적극 지원하고 대출 금리를 인하했으나 부채 측면에서 예금의 정기화, 장기화 추세가 뚜렷해 예금 금리를 인하한 후에도 기존 예금 재조정에 따라 그 효과가 점진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일부 은행은 규정을 어기고 이자를 직접 보충하는 등의 방식으로 예금을 유치해 부채 비용 감소 폭이 자산 수익 감소 폭을 크게 밑도는 실정이다. 국가 금융감독관리총국이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은행의 순이자마진은 1.54%로 사상 최저 수준까지 추락했다.
이번 주요 은행의 자발적 예금 금리 인하, 특히 중장기 예금 금리를 크게 낮춘 것은 이자 지출을 줄이고 예금의 장기화 문제를 해결하며 은행 부채 비용을 안정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또한 은행의 수익성을 개선하고 주주 권익을 향상시키며 은행 주식의 가치 평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업계는 전망했다.
업계 전문가는 “예금 금리 인하는 기업과 주민들의 저축 의지를 낮춰 기업 투자, 주민 소비를 촉진하며 자산 배분을 최적화하고 자금이 자본 시장으로 유입되는 동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이는 주식 시장의 안정과 회복을 이끌고 금융 시장의 활력을 불어넣으며 경제 회복세를 공고히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