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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스토리 in 상하이] "간극 속 상하이에서, 허스토리와 함께 한 여정 끝에서"

[2024-08-31, 05:09:17] 상하이저널
To. 제 글을 읽어 주신 독자 분들께
 
허스토리와 함께 한 일년이 지났습니다. 오늘은 마지막 인사이기 때문에 경어체로 이 편지를 전합니다. 만남이 있기에 헤어짐도 있다고 생각하기에 그리 슬프거나 섭섭하지는 않습니다. 처음 허스토리의 집필진이 되었을 때 메일을 받고 회사에서 너무 기뻐 귀까지 빨개진 일이 생각납니다. 살면서 막연히 창가 쪽 끝 줄에 앉아 멍한 눈동자로 아무도 없는 운동장을 내려보고 있는 아이처럼 ‘작가가 되고 싶다’라는 상상만 했었습니다. 한번도 글을 써 본적이 없는데 제 글을 읽어줄 독자가 있다고 생각하니 아이처럼 흥분되었고, 좋은 회사에 취직했을 때보다 더 기뻤습니다. 다들 마음속에 막연히 무엇이 되고 싶다고 생각만하고 노력은 전혀 하지 않고 상상만 하는 허망한 꿈이 하나씩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여러분은 상하이저널에 허스토리가 매주 다른 사람이 쓰는 글이라는 것도 모를 수도 있겠습니다. 저 또한 처음 허스토리를 읽었을 땐 허씨성을 가진 칼럼니스트의 글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글을 쓴다는 건 주변의 소수의 지인들에게만 알렸는데, 어떤 지인은 멋있다고 응원해주기도 하고, 어떤 지인은 이상한 글은 쓰지 말라고 경고를 하기도 했으며, ‘그게 뭐 큰 주제 거리가 된다고 이야기를 꺼내지?’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어찌되었던 저에겐 매우 기쁨이기에, 마트에 배포되는 상하이저널에 제 글이 실린 것은 책장에 고이 잘 보관하고 있답니다. 

1년간 상하이에서 허스토리와 함께하면서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한중 경기가 좋지 않아 회사를 나오게 되었으며 좋은 기회가 생겨서, 작은 회사를 차렸습니다. 여러 명의 친구가 한국으로 돌아갔고, 단 한 명의 중국 친구를 사귈 인연이 있었습니다. 그만큼 요즘은 한국인 친구 사귀기는 한국인들이 너무 적어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이 부분은 참으로 아쉽습니다. 그리고, 중국인 친구를 사귀는 일은 여전히 어렵습니다. 중국인 친구 앞에서 문화, 정치, 경제이야기는 서로 공감할 수 없으니 시시콜콜한 농담만 하거나 연예인 이야기로 만으로는 깊이 있는 친구가 되기는 항상 저에게 어렵습니다. 
 
[사진=화려한 상하이의 마천루(左)/홍췐루에서 자라를 팔고 있는 아저씨, 상하이는 정말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右)]

예전엔 한인타운 길거리에서 한국인들의 목소리가 많이 들렸는데 요즘은 한국인 찾기가 더 어려운 것 같습니다. 남아있는 한국인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겠지요. 한인타운에서 스치는 남은 한인들 중에 저는 여러분이 잘 아는 단골손님일수도 있고, 회사업무로 만난 적이 있던 인연이 있는 사람일 수도 있지요. 여러분 중에 저의 글은 좋아하지만, 저의 본캐(본모습의 캐릭터)는 다른 곳에서 인연이 되어서 싫어하는 사람도 있겠지요. 화려한 상하이도 있고, 베이징 비키니를 입고 다니는 상하이 사람이 있는 간격이 큰 상하이 모습처럼, 저 또한 간극이 큰 사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러한 간극이 싫던, 좋던 상하이에서 우리는 다시 마주치겠지요?
그동안 저의 글을 읽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항상 건강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성신여 올림
(ssy.sh.c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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